(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일본인 좌완투수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를 상대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밥 멜빈 감독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에인절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정후는 20일 경기까지 정규시즌 20경기에 출전해 76타수 27안타 타율 0.355 3홈런 14타점 출루율 0.412 장타율 0.632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20일 에인절스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는 중이다.
2017~2023년 KBO리그 무대를 누빈 뒤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첫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중순 어깨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최종 성적은 37경기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회복에 전념한 이정후는 건강한 몸 상태로 2년 차 시즌을 준비했고, 시범경기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안타를 만드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 흐름을 4월까지 유지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정후의 활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일 "'바람의 손자'가 올 시즌 MLB를 휩쓸고 있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MLB네트워크가 선정한 상위 10명의 중견수에 이정후의 이름은 없었지만, 변화의 바람은 빠르게 불었다. 또 이정후는 올 시즌 상당한 변화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이제 이정후는 완전히 건강하다"며 "지난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첫 멀티홈런을 달성하면서 리그 전체 OPS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바람의 손자가 무대의 중심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제 이정후는 21일 경기에서 6경기 연속 안타를 바라본다. 21일 에인절스의 선발투수는 기쿠치로, 올해로 빅리그 7년 차를 맞았다. 기쿠치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170경기(선발 158경기) 833⅔이닝 41승 5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6.
기쿠치는 2010년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 입단했으며, 2018년까지 NPB 무대를 누빈 뒤 빅리그에 입성했다. 2019년부터 3년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하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었다.
기쿠치는 지난 시즌을 끝내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휴스턴과의 재계약을 비롯해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고,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에인절스와 손을 잡았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6300만 달러(약 897억원)였다.
기쿠치는 아직 시즌 첫 승을 수확하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을 포함해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4이닝 3패 평균자책점 4.13을 마크했다. 매 경기 6이닝을 소화하는 등 제 몫을 다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좌완투수와의 맞대결에서 25타수 12안타 타율 0.48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상대 선발 유형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는 의미다. 기쿠치와의 '미니 한·일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