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류경수가 '야당' 속 안하무인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말했다.
류경수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6일 개봉해 상영 중인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액션 영화다.
류경수는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대통령 후보자 조택상의 아들인 '대한민국 언터처블' 조훈을 연기했다.
조훈은 아무리 사고를 쳐도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 일상처럼 마약 파티를 열던 어느 날, 현장에서 검사 구관희와 야당 이강수에 의해 검거된다. 연행되는 순간까지 당당하던 조훈은 손쉽게 그들에게서 빠져나온다.
영화의 제목인 '야당'은 범죄의 뒷거래를 파헤치며 그 안에서 핵심 브로커 역할을 하는 인물을 지칭하는 말.
특유의 개성으로 악역 캐릭터를 실감나게 구현하며 호평 받고 있는 류경수는 "처음 '야당'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정치와 관련된 내용인 줄 알았다. 심지어 (경기도 파주의) 야당 전철역 생각까지 나더라"고 넉살을 부리며 "시나리오를 계속 읽어봐도 정치 내용이 안 나오더라. 알고 보니 다른 뜻이었다"고 말했다.
조훈 캐릭터 구현에 대해서는 "자칫하면 그냥 스테레오 타입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재미없지 않나. 조금 말랑말랑하게, 어린 아이처럼 단순하게 반응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그러면 좀 더 유연하게 보일 수 있겠다 싶더라"고 고민했던 지점을 밝혔다.
돈 많은 집 아들, 마약에 취하는 방탕함까지 영화 '베테랑'(2015) 속 유아인이 연기했던 조태오 캐릭터와 비교되며 종종 언급되는 부분에는 "딱히 무엇을 더 생각하지는 않았다. 관객 분들도 새로운 것을 보시는 것을 원하실텐데, 완전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어떻게든 좀 더 비틀어보려고 했다. 그건(조태오 캐릭터) 그것이고 내 것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해오며 "캐릭터와 실제의 나를 잘 분리하는 편"이라고 말한 류경수는 "사실 그 캐릭터가 된다는 것은 너무 거짓말 같다. 누군가가 제게 친한 친구에 대해서 물으며 '쟤 어때?'라고 했을 때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그 인물과 가까워진다' 혹은 '친해진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극 중 마약에 취한 모습을 연기로 표현해야 할 때는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류경수는 "조훈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려 한다기보다는, '마약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영화에서 봐 왔던 것이 진짜인가 싶어 다큐멘터리와 영화도 많이 찾아보고, 감독님이 워낙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주셔서 같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이 봤을 때 마약에 취한, 뽕을 맞아 힘이 풀린 눈인 것 같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조훈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 아닌가. 막 삐죽삐죽 튀어나가도 재미있겠다 생각했다"고 구현 과정을 덧붙였다.
또 조훈과 구관희의 대립 신을 얘기하며 "대배우 선배님이신데, 어떻게 긴장이 안되겠나. 그래도 계속 (캐릭터에 몰입하려) 촬영을 준비하면서도 '어쩌라고' 라는 마음을 가졌다.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었지만, 그런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것이다"라고 쑥스럽게 웃음 지었다.
2007년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한 류경수는 최근까지 드라마 '선산'(2024), '구미호뎐1938'(2023), '글리치'(2022), '안나라수마나라'(2022), '지옥'(2021)을 비롯해 영화 '대무가'(2022), '정이'(2023)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다음 달에는 tvN 새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6월 10일부터는 연극 '디 이펙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류경수는 "'야당'도여름에 찍어서 굉장히 더웠던 기억이 나는데, 새로운 경험 중 하나였다. 제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없다"면서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질 연기 활동을 예고했다.
사진 = 고스트 스튜디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