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두 선수가 훈련 도중 충돌했다.
팀의 에이스 주드 벨링엄과 수비의 핵심인 안토니오 뤼디거가 훈련 중 충돌해 동료들이 두 선수를 떼어놓아야 했다는 소식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0-3으로 패배한 탓에 힘든 2차전이 예고된 가운데 두 주축 선수들이 충돌하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주드 벨링엄은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에서 싸움이 일어나 안토니오 뤼디거와 분리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스페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훈련장에서 격렬하게 부딪혀 분리됐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의 보도를 인용해 "뤼디거가 경기 중 벨링엄에게 거친 태클을 했고, 그러자 벨링엄이 날카로운 욕설을 퍼부었다"며 "이후 팀 동료들이 개입해 충돌이 일어난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벨링엄과 뤼디거는 이내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 선'은 "이는 축구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으로 이야기됐지만, 두 사람의 충돌은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시즌에서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을 때 벌어졌다"며 벨링엄과 뤼디거의 충돌 사태가 벌어진 시점이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 좋지 않다고 짚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현재 스페인 라리가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놓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타이틀 경쟁에서 7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4점 차로 뒤져 있다. 또한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 0-3으로 패배해 위기에 처했다"며 레알 마드리드가 현재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 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부상으로 빠진 다니 카르바할, 에데르 밀리탕, 그리고 페를랑 멘디 없이 아스널과의 2차전을 치러야 한다. 또한 1차전에서 경고가 누적된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아스널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그나마 오렐리앵 추아메니가 돌아온다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 다행인 일.
1차전에서 아스널의 미드필더 데클런 라이스에게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두 골이나 실점한 것을 포함해 0-3으로 뒤진 상태이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가 아스널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려면 세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믿을 것은 역시 공격진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던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하면서 음바페를 필두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그리고 벨링엄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구성했다.
음바페는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적응을 마친 뒤부터 팀의 주포로 맹활약 중이다. 리그에서는 22골 3도움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3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올렸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의 1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를 토너먼트로 이끌기도 했다.
벨링엄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뛰고 있는 벨링엄은 음바페의 합류로 이전보다 영향력이 줄어든 모양새지만,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공격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최전방 스리톱에 힘을 더해주는가 하면, 중원에서도 준수한 장악력을 발휘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벨링엄과 충돌한 뤼디거는 수비의 키 플레이어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스널을 넘어 4강에 오르려면 공격도 공격이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수비도 중요하다. 아스널은 현재 주전 공격수인 카이 하베르츠와 가브리엘 제수스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태지만, 포지션 변경 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미켈 메리노를 비롯해 부카요 사카, 마르틴 외데가르드 등 득점원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여전히 많다.
물론 아스널도 레알 마드리드에 쉽게 주도권을 내줄 생각은 없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사실상 리버풀에 넘긴 상태이기 때문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와중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거둔 3-0 대승이라는 결과도 아스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팀의 운명이 걸린 챔피언스리그 2차전은 오는 17일 새벽 스페인 축구의 성지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