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양의지 후계자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김기연은 데뷔 첫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5할 승률 회복과 공동 4위 등극을 이끌었다. 일요일 17연패 탈출을 기점으로 두산이 완전히 상승세에 올랐다.
두산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을 치러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7승 7패로 시즌 첫 5할 승률에 도달해 KT 위즈(시즌 6승 1무 6패)와 리그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추재현(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강승호(3루수)-김재환(지명타자)-박계범(2루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우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를 상대했다. 두산 선발 투수는 최승용이었다.
두산은 1회 초 선취점을 내줬다. 최승용이 1회 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노시환에게 던진 3구째 132km/h 슬라이더가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좌월 스리런 아치로 연결됐다.
하지만, 최근 타격감이 상승세인 양의지가 앞장서서 반격했다. 양의지는 양의지는 1회 말 1사 2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린 뒤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비거리 110m짜리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문동주의 커브를 감각적인 스윙 기술로 담장을 넘겨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두산은 4회 말 이어진 2사 2루 기회에서 박계범의 중전 적시타와 상대 중견수 포구 실책을 틈탄 박계범의 다이렉트 홈 질주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 최승용이 투구수 76개만 던졌음에도 왼손 검지 물집 부상으로 6회 말 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두산은 결국, 7회 초 노시환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준 뒤 8회 초 최재훈에게 역전 희생 뜬공을 맞아 리드를 다시 빼앗겼다.
이번에도 양의지가 해결사로 나섰다. 양의지는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뒤 2루타를 날렸다. 두산은 이어진 1사 3루 기회에서 상대 폭투로 결국 5-5 동점을 이끌었다.
연장전 승부로 흐른 가운데 두산은 11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오명진의 우전 안타와 조수행의 번트 안타, 그리고 정수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를 얻었다. 후속타자 추재현이 3루수 뜬공에 머물렀지만, 김기연이 상대 투수 초구를 노려 끝내기 우중간 안타를 날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린 김기연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진짜 꿈꾸던 순간이라 이렇게 기분 좋은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끝내기를 쳤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웃음)"며 "9회부터 (김)택연이랑 (최)지강이 너무 잘 막아서 11회에 기회가 올 것으로 믿었다. 앞에 (추)재현이가 못 치더라도 내가 끝낼 수 있단 자신감이 있었다. 만루 상황이라 무조건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겠다고 생각했다. 뒤로 갈수록 불리하니까 초구에 좋은 공이 오면 승부를 하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미소 지었다.
두산은 지난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5-12 대역전극을 만들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온 일요일 17연패 불명예 기록을 끊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우리 팀에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된 경기였다. 투수들이 다 소진했는데 지는 경기를 후반에 뒤집었다. 팬들이 바라는 두산 베어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일요일 경기 승리를 기점으로 팀이 더 상승세를 타길 바란다"라고 바라봤다.
김기연도 "선수들이 일요일 경기 연패 기록을 깊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평범한 기록이 아니고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라 꼭 끊고 싶었다. 일요일 경기 역전승이 확실히 우리 팀 분위기 전환점이 됐다. 오늘 또 5할 승률을 만들었으니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