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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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카포네 트릴로지' 호텔 661호 살인...숨죽이고 체크인 #빈디치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5.03.19 13: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또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복수는 뜨겁고 즉흥적이고 직설적일수록 강력한 거야.”

오픈 리허설에서도 긴장감은 쉬이 식지 않는다.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무대로 옮긴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느와르 향기를 물씬 풍기는 ‘카포네 트릴로지’는 1923년, 1934년, 1943년까지 약 10년을 주기로 세 개의 살인사건이 발생한 미국 시카고 렉싱턴 호텔 661호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악명 높은 마피아 알 카포네가 시카고를 장악했던 시대를 ‘로키’(Loki), ‘루시퍼’(Lucifer), ‘빈디치’(Vindici)‘ 세 편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해 각 75분간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스로컴튼 프로덕션 원작의 작품으로 2014년 에든버러 프린지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해 시즌마다 꾸준히 사랑 받았고 7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카포네 트릴로지’의 시리즈 마지막 편인 ‘빈디치’는 서스펜스 하드보일드 장르로 가장 잔혹한 결말을 보여준다. 갱스터 느와르 장르 특유의 긴박함과 쫄깃함이 75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진다. 

카포네가 은퇴한 뒤인 1943년, 한때는 정의를 꿈꾸었으나 불타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젊은 경찰 빈디치(김도빈 분)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아내 그레이스를 잃은 빈디치가 카포네 조직의 뒤를 봐주는 부패한 경찰청장 프랭크 두스(김주헌)와 두스의 딸이자 욕망으로 가득한 루시 두스(정우연)와 벌이는 복수극은 반전을 거듭하며 비극으로 치닫는다.



객석과 무대가 분리된 여타 작품들과 달리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된 느낌이다. 배우들과 관객이 매우 밀접한 거리에서 호흡한다. 

사건이 발생하는 협소한 호텔 방이 곧 무대다. 관객이 호텔 661호라는 공간에 직접 들어와 살인사건을 목격한 듯한 효과를 준다. 두스가 고문을 받는 장면이나 총성이 울리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죽이고 보게 된다.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 변화와 격해진 감정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특기다.



세 편의 옴니버스 공연인 만큼 배우는 세 개의 작품에서 세 개의 캐릭터로 분한다. 올드맨(이석준, 정성일, 김주헌 분), 영맨(김도빈, 최호승, 최정우), 레이디(임강희, 정우연, 김주연) 역할을 맡은 세 배우가 무대에서 에너지를 열정적으로 열연한다.



영맨 김도빈은 아내가 죽게 된 원인인 옛 상사 두스와 두스의 딸 루시 앞에서 복수의 화신이 되는 빈디치를 연기하며 에너지를 분출한다.

드라마와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주헌은 빈디치의 옛 상사인 두스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정의로운 경찰이지만 실상은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를 이질감 없이 연기한다.



레이디 정우연은 아버지 두스에게 원망을 품고 빈디치를 이용해 복수의 판을 짜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상처 가득한 여자 루시의 복합적인 내면을 표현한다.

‘로키’, ‘루시퍼’, ‘빈디치’ 세 편 중 한 편만 감상해도 문제없다. 다만 한 편이라도 관람했다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두 편도 보게 될 터다.

나쁜 일은 항상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다. 661호 호텔 방이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세 사건 모두 챙겨보고 싶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진= 아이엠컬처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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