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AFC본머스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본머스와 2-2로 비기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2골 차로 뒤지던 토트넘은 파페 마타르 사르와 손흥민의 득점으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무승부로 인해 토트넘의 리그 순위는 13위에 머물렀으며,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14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이다. 1차전에서 AZ 알크마르에게 0-1로 패배한 토트넘은 오는 14일 열리는 홈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어야 다음 라운드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1차전에서 0-1로 패배한 토트넘은 2차전에서 최소 2골 차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지만, 토트넘을 향한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교체 투입된 손흥민이 경기 막판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토트넘은 오는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AZ 알크마르전을 앞두고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에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 마티스 텔,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데스티니 우도기 등 핵심 선수들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신 긴 부상에서 복귀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오랜만에 선발 출전하며 수비진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어이없는 실수로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로메로는 아직 경기 감각에 적응하지 못한 듯 불안한 패스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경기 시작 16초 만에 상대 공격수 에바니우송에게 공을 빼앗겨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비카리오의 선방 덕에 가까스로 실점을 면했다.
토트넘의 수비진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비카리오는 본머스의 강한 전방 압박에 당황한 듯 불안한 클리어링을 반복했고, 벤탄쿠르는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 기회를 놓쳤다. 포로 역시 세메뇨의 압박에 고전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결국, 전반 41분 토트넘은 선제골을 허용했다. 포로의 실수로 본머스가 역습 기회를 잡았고, 케르케즈가 길게 올린 크로스를 태버니어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본머스가 1-0으로 앞서갔다.
실망스러운 전반전을 마친 후, 홈 팬들은 야유를 퍼부으며 팀의 부진한 경기력에 불만을 표출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과 베리발이 교체 투입되며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손흥민은 특유의 돌파력과 경기 조율 능력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토트넘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후반 15분 본머스의 추가골이 터졌다. 클라위버르트의 전진 패스를 받은 에바니우송이 감각적인 칩샷으로 비카리오를 넘기며 2-0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두번째 실점 이후 손흥민은 팀이 계속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불같이 화를 냈고, 이 장면이 그대로 중계화면에 비춰졌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 17분 기습적인 만회골을 터뜨렸다. 사르가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고, 이 공이 상대 골키퍼 케파를 속이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치 못한 행운의 골로 토트넘은 1-2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1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케파의 반응을 유도하며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파넨카 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토트넘에 값진 승점 1점을 안겼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종료됐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득점으로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음에도 기쁨보다는 실망감을 내비쳤다.
경기 후 공식 중계 채널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여전히 매우 실망스럽고, 승점 3점을 얻지 못해 정말 답답하다"며 "홈에서 경기를 할 때는 반드시 승점 3점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본머스가 올 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2 무승부는 토트넘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본머스는 정말 좋은 팀이고, 이번 시즌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2-2가 충분하지 않다.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또한 토트넘 공식 채널 '스퍼스플레이'와의 인터뷰에서 "목요일 경기(알크마르 1차전)에서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고, 오늘 전반전도 마찬가지로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보통 하지 않을 실수를 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중요한 경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이보다는 더 강해져야 할 것"이라며 팀을 향한 강도 높은 질책을 이어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모든 팀이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더 많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침착하게 기본적인 플레이를 유지하면 결국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팀을 독려했다.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활약 덕에 패배를 면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본머스에게 압도당하며 끌려간 경기 흐름, 잦은 실수와 불안한 수비 라인은 향후 일정에 대한 걱정을 키웠다.
다가오는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1차전의 0-1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유일한 우승 가능성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미래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과연 토트넘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유로파리그 8강 진출 여부가 시즌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