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오현규가 골을 넣는데 단 5분이면 충분했다. 축구 대표팀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복귀포에 성공했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이 이끄는 헹크가 9일(한국시간) 벨기에 덴더리우에 있는 덴더 풋볼 컴플렉스에서 열린 FCV 덴더르EH(이하 덴더)와의 2024-2025시즌 주필러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오현규의 극장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이 승리로 헹크는 최근 2경기 무승부에서 벗어나 다시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12월 클루브 브뤼헤에게 패한 뒤, 헹크는 리그 11경기 무패(8승 3무) 행진을 이어갔다.
직전 샤를루아와의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오현규는 이 경기를 앞두고 팀 훈련에 복귀해 출전을 준비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한 오현규는 경기 막바지인 후반 40분 주전 공격수 톨루 아로코다레와 교체돼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인 후반 52분 동료가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오현규가 나섰다. 오현규는 3분 뒤, 침착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팀의 극장 승리를 이끌었다.
오현규는 지난 9일 세르클레 브뤼헤와의 리그 25라운드 맞대결 당시 1골 1동무으로 팀의 2-1 승리를 견인한 뒤, 네 경기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셀틱(스코틀랜드)에서 헹크로 이적한 오현규는 교체로만 리그 24경기에 출전해 402분을 출전하며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식전으로 따지면 31경기 662분을 뛰며 9골 2도움을 기록했다. 유럽 무대 두 자릿수 득점에 단 한 골만 남겨뒀다.
그야말로 슈퍼 조커다. 교체로 나와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리며 헹크의 단독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단 600분만 뛰고 놀라운 수치다. 73분 당 한 골씩 넣는 놀라운 결정력이다.
경기 후 오현규는 구단 인터뷰에서 "난 단 5분만 뛰었다. 경기가 이미 막바지에 다다랐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면 그 순간을 잡아야 한다"라며 "스트라이커로서 항상 팀에 중요한 사람이 되길 원하고 난 페널티킥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압박이 있었다. 우리에게 승점 3점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분명히 우리의 최고의 경기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얻었고 그것이 오늘 중요한 점"이라며 팀 승리에 만족해했다.
핑크 감독도 "나쁜 잔디 컨디션에서 축구하기 어려웠다. 특히 우리는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축구를 하기 때문에 더 그랬다"라면서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고 승리는 하늘애서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가 막바지에 많은 압박을 하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라며 평가했다.
이어 "물론 좋은 상황이 아니었지만, 항상 경기 중에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오늘은 정신력이 주효한 경기였다. 그리고 그게 맞았다"라며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몰아붙여 승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현규의 득점은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도 행복한 고민거리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3월 A매치 일정에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켭(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7~8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지난 2022년 11월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 때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듬해 6월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멤버로 활약했다.
당시 오현규는 2023년 1월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2022-2023시즌 후반기 활약이 좋았지만, 당시 감독이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로 떠나고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부임하면서 오현규는 기회를 잃었다.
2023-2024시즌 후반게이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오현규는 자연스럽게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그는 지난해 9월 A매치까지 발탁되지 못했다. 헹크 이적 후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10월 A매치 일정에 다시 발탁됐고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 득점하며 A매치 데뷔골에 성공했다.
뒤이어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맞대결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오현규는 11월에도 다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현재 대표팀 최전방을 이끌고 있다.
3월 A매치를 앞두고 다시 복귀포를 쏘아 올리면서 오현규가 대표팀에 계속 합류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헹크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