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다른 빅클럽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신뢰도는 가늠할 수 없는 스페인 매체의 보도지만 손흥민이 자신의 토트넘 10년사 최고 단짝 해리 케인이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다시 등장했다.
여름시장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손흥민의 인기가 다시 치솟고 있다.
손흥민은 당초 올해 6월30일 토트넘과의 3번째 계약서가 끝나지만 토트넘이 지난달 7일 손흥민과의 계약서에 첨부된 계약기간 1년 연장 조항을 활성화하면서 내년 6월로 만료일이 1년 길어졌다.
결국 올여름 손흥민을 영입하려는 팀들은 적당한 이적료를 토트넘에 주고 데려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불거졌던 뮌헨 이적설이 다시 불거졌다.
스페인 축구매체 '피차헤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과 사인할 수 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불투명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손흥민이 고려하는 옵션 중 한 곳이 바로 뮌헨이며 매력적인 행선지로 꼽힌다. 뮌헨은 다음 시즌을 맞아 공격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이 뮌헨과 잘 어울린다"고 손흥민의 뮌헨 이적 가능성이 불을 지폈다.
손흥민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23경기에서 6골 9도움을 올리고 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폭발적이었던 화력은 줄었으나 어시스트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단독 5위에 오를 만큼 훌륭하다.
과거 스피드와 드리블, 골결정력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수놓았다면 이번 시즌엔 침투패스, 키패스 순위가 프리미어리그 최상위권에 오를 만큼 플레이스타일이 달라졌다.
다만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는 논란이 생겼는데 그러다보니 적지 않은 비판을 받는 것도 현실이다.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을 팔아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올여름이란 점에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피차헤스는 '무관'에 시달리는 손흥민 입장에서 우승을 여러 번 할 수 있는 게 뮌헨의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뮌헨의 영입 타깃이다. 지난 수년간 토트넘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이었으나 우승컵이 없다보니 떠나기로 결정할 수 있다. 그의 스피드와 드리블, 득점력을 여러 빅클럽이 주목한다"며 "뮌헨은 손흥민의 경력 마지막 단계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손흥민이 뮌헨에 매력 느낄 수 있는 이유를 조목조목 소개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지난 시즌 12년 만에 트로피 없는 시즌을 보냈으나 이는 드문 일이다.
뮌헨은 이번 시즌에도 분데스리가에서 18승 4무 1패(승점 58)을 기록하며 2년 만에 리그 우승 탈환 가능성을 크게 키우는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매 시즌 걱정 없이 출전할 수 있다는 것도 뮌헨의 매력이다.
여기에 손흥민이 뮌헨으로 갈 경우 별도의 적응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손흥민은 지난 2009년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하면서 유럽에서의 대성 꿈을 키웠다. 이듬해 함부르크 1군에 데뷔하면서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로 올라서는 여정을 시작했다.
2013년엔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이자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하는 등 자신의 무대를 넓혔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적지 않은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아픈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익숙한 독일 문화와 유창한 독일어는 손흥민이 뮌헨에서의 생활에 곧장 적응할 수 있는 힘이다.
'피차헤스'는 "최종 결정은 클럽끼리의 협상, 그리고 선수 개인 협상 등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다"면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더욱 좋은 영광을 찾을 수 있는 무대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뮌헨 이적을 사실상 추천했다.
독일 이적시장 미디어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현재 시장 가치는 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33살 나이에 이 정도 이적료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그렇다면 뮌헨과 토트넘이 이적료를 어디까지 합의하는가에 따라 이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 뮌헨에 가겠다는 의사다.
일단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을 만류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TBR 풋볼'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구단 수뇌부에 손흥민의 올여름 이적 불가를 간청할 계획"이라면서 "아직은 손흥민의 리더십이 토트넘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알렸다.
다만 토트넘은 지난해 말 손흥민 측이 요청했던 다년 계약을 회피하는 등 손흥민을 방출할 생각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손흥민 이 토트넘의 다년 계약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더 타임즈' 보도도 있는 만큼 손흥민과 토트넘은 생각보다 갈라설 간극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뮌헨은 이번 시즌 연봉 300억원 안팎을 받고 있는 세르주 그나브리와 킹슬리 코망, 레로이 자네 등 이른바 '그코사' 트리오가 나란히 부진해 쏟아지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손흥민이 연봉 180억원으로 토트넘에서 1위지만 뮌헨에선 가성비 넘치는 윙어로 각광받을 수 있다.
게다가 토트넘에서 47골을 합작했던 케인의 존재는 손흥민의 뮌헨 이적을 단순 이적이 아닌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 수 있는 핵폭탄급 이동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케인 역시 토트넘에서 어린 시절부터 20년을 뛰며 성인팀 승격 뒤엔 매시즌 30골 이상을 넣었으나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뮌헨이라는 예상치 못한 구단으로의 이적을 감행했다.
케인은 2021-2022시즌 직전 우승하고 싶다며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스스로 추진했고 맨시티와 개인 합의까지 가는 듯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결국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해 팀에 남아야 했다.
이후 토트넘과의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지난 2023년 여름에 큰 결심을 했고 토트넘도 이적료라도 회수하기 위해 케인을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케인은 2023-2024시즌 무관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엔 팀이 레버쿠젠과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분데스리가 1위를 달리고 있어 생애 첫 우승 트로피에 점점 다가서는 상황이다.
손흥민도 이적으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이룰 수 있다. 그는 비록 지난해 9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무언가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지만, 토트넘이 다시 '토트넘' 하면서 우승을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름에 33세가 되는 베테랑인 만큼 우승이 가능한 빅클럽으로 이적한다면 손흥민에게도 트로피가 주어질 수 있다.
아울러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매년 출전 걱정 없이 나갈 수 있다. 지금 토트넘은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않을 경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다른 대회 출전도 기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손흥민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토트넘에서 10년간 충성심을 보여왔던 만큼 그가 토트넘에 더 남아 선수 생활을 마감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뮌헨이 적절한 의지만 드러낸다면 손흥민이 화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진-SNS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