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이 팀 이적 후 비공식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엄상백은 25일 일본 오키나와의 킨 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엄상백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종표를 좌전 안타로 내보낸 뒤 최원준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곧바로 윤도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KIA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엄상백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김석환에 볼넷을 내주면서 상황이 무사 만루로 악화됐다. 다만 이우성을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한준수를 내야 땅볼로 잡아낸 뒤 2사 후 변우혁의 타석 때 포수 이재원이 1루 주자 김석환을 견제로 잡아내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엄상백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회말 선두타자 변우혁을 중견수 뜬공, 박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쉽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손에 넣었다. 2사 후 박정우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에도 홍종표를 투수 앞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엄상백은 최고구속 146km, 평균구속 144km를 찍은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총 40구를 던졌다. 1회말 투구 밸런스가 잡히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2회말에는 준수한 피칭을 해줬다.
엄상백은 등판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달라진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 등판이었는데 조금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고전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엄상백은 2024 시즌을 마친 뒤 커리어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가 4년 총액 78억 원을 투자, 엄상백을 품었다.
엄상백은 한화 합류 이후 순조롭게 몸을 만들었다. 지난 18일 호주 1차 스프링캠프 기간 청백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날 KIA를 상대로는 어려움을 겪었다. 비공식 한화 데뷔전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여파였다.
엄상백은 "관중석에 팬분들고 계셨고 뭔가 나에게 이목이 집중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뭔가 급해졌다"며 "그래도 2회에는 내 밸런스가 잡혀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한화에서 적응은 다 마쳤다.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그래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 다른팀을 상대하니까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도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엄상백에게 거액을 투자하고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흑역사를 끊고 올해 입주하는 신축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펼치는 게 목표다.
엄상백도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제 몫을 해낼 것을 다짐했다.
엄상백은 "일단 (선발투수로) 풀타임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 두 자릿수 승수도 한다면 좋을 것 같다"며 "나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한화가 가을야구에 간다면 그래도 (내 계약이) 좋은 영입이었다고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