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프로게이머 출신 이씨(24)의 아버지가 아들의 범행이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지난해 5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발생한 서른셋 박현아(가명) 씨 살인사건을 다뤘다.
박씨는 부모님께 내일 급하게 베트남에 간다는 말을 남겼고, 부모님은 딸이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어 급히 출장을 가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다음 날 저녁 주베트남 대사관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왔다고.
용의자인 한국인 이씨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며 '야하롱'이라는 닉네임으로 이름을 알렸던 인물이다. 이씨는 박씨의 남자친구라고 주장했다.
주베트남 대사관 측에 따르면 박씨보다 하루 먼저 베트남에 온 이씨는 현지 경찰한테 보호 조치가 됐다. 대사관 측은 "따님이 남자친구를 데리러 가려고 베트남에 오신 거다. 경찰서에서 나와 호텔에 들어갔는데 방 안에서 그런 사고를 당한 거다"라고 했다.
'그알' 측은 이씨가 베트남에서 알몸난동으로 마약 검사를 받았는지를 취재했고, 이씨는 마약검사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이상한 행동을 한 건 아픈애라 그런 거다. 아들이 양극성 장애(조울증)인데 도파민 과다 분비로 인해 마약을 한 사람처럼 행동했다. 정신질환약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 감형 사유가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제작진에게 이씨가 양극성 장애 1형으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지진이 났다고 하더니 '지구 자전축을 내가 바로 잡으면 지진이 멈춘다더라'고 했다. 이후 집을 나가 베트남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 아버지는 그날 오후, 출국 후 이씨가 베트남 경찰에 붙잡힌 사실을 알았고, 이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인 건 처음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치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아들이 베트남으로 도주한 것으로 봤다.
박씨는 이씨 부자의 치료 관련 갈등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박씨가 이씨를 만나 제일 먼저 할 일은 약을 먹인 일이다. 아버지의 추정대로라면 자신을 구하러 온 박씨가 약을 먹이기 위해 왔다는 걸 알았을 때 배신감을 느꼈을지 모른다고 했고, 이씨 아버지는 이걸 범행 동기로 추측하기도 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