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무승부는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한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의 차력쇼 덕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공격진이 90분 동안 유효슈팅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와중에 경기 내내 상대에게 휘둘렸던 바이에른 뮌헨은 간신히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몸을 아끼지 않는 호수비를 펼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가 이번 경기에서 지나치게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파트너들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며 김민재에게 평균 혹은 평균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이해하기 힘든 평가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지휘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16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나눠가진 두 팀은 각각 분데스리가 선두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의 승점 차도 8점에서 바뀌지 않았다.
전반전 초반부터 레버쿠젠에 주도권을 내준 바이에른 뮌헨은 전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주포 해리 케인을 비롯해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 등 주요 자원들이 대부분 선발로 출전했으나 모두가 침묵했다. 콤파니 감독과 사비 알론소 감독의 전술 싸움에서 콤파니 감독이 완패한 경기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케인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기록한 슈팅이 단 한 번, 그것도 유효슈팅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레버쿠젠을 상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진의 경기력이 어땠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콤파니 감독은 후반 23분 만에 양 날개를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지만 결국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4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기대 득점(xG)은 고작 0.05에 불과했다. 한 골은커녕 득점 근처에도 가지 못한 셈이다. 애초에 결정적인 찬스라고 할 수 있는 장면조차 만들지 못했다.
반면 레버쿠젠은 점유율 56%로 크게 앞서지 않으면서도 xG 2.19, 전체 슈팅 15회, 유효슈팅 3회, 빅 찬스 5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 xG가 2를 넘겼다는 건 레버쿠젠이 적어도 두 골은 넣었어야 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과 베테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 때문이었다.
노이어는 전반 21분과 후반 추가시간 1분 플로리안 비르츠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며 바이에른 뮌헨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민재는 전반 17분 네이선 텔라의 슈팅을 몸으로 막았고, 후반 추가시간 2분에는 준족으로 유명한 엠마누엘 프림퐁과의 속도전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끝까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맹활약했다. 우파메카노도 마찬가지.
바이에른 뮌헨이 어떤 경기를 펼쳤는지는 수비진의 기록에서 파악할 수 있다.
레버쿠젠전 김민재의 주요 수비 지표를 보면 클리어링은 무려 13회, 인터셉트 3회, 수비 행동은 21회, 지상 경합 성공 3회(5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4회(5회 시도) 등의 기록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를 해야 하는 시간과 상황이 더 많았고, 그때마다 김민재가 상대의 득점을 수 차례 저지했다고 해석 가능하다.
우파메카노 역시 클리어링 6회, 인터셉트 4회, 수비 행동 19회를 기록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처음으로 공식경기 선발 데뷔전을 치른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 히로키도 클리어링 6회, 수비 행동 10회를 기록한 걸 비롯해 전체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여기에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자랑하는 노이어의 선방쇼까지 더해져 바이에른 뮌헨이 레버쿠젠을 상대로 득점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독일 언론들은 김민재를 포함한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의 노고와 그 가치를 알지 못하는 듯하다.
평소 김민재를 자주 깎아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에게 평점 3점을 줬다. 평범했다는 의미다. 심지어 이토는 4점을 받았고,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선방쇼를 선보였던 노이어는 3점을 받는 데 그쳤다.
독일 남부지역 매체 'TZ'는 김민재에게 평균 이하의 점수에 해당되는 4점을 주면서 "김민재는 경기 초반 바이에른 뮌헨의 빌드업 상황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남발했다"며 "그는 우파메카노, 이토와의 호흡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상대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는 평을 남겼다.
또 다른 독일 언론 '아벤트 차이퉁' 역시 "김민재는 오랜만에 출전한 이토 히로키와의 호흡이 좋지 않았고, 경기 초반 몇 차례 부정확한 패스를 해 실수를 범했다"며 김민재에게 3점을 줬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은 팀의 실점 위기마다 '차력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바이에른 뮌헨이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기여했다. 그러나 독일 언론들은 김민재 등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만약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이 부진하거나 평범했다면 레버쿠젠에 두 골을 실점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레버쿠젠의 xG 기록이 2가 넘어간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두 골을 실점할 수도 있는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이토와의 호흡에 대한 지적도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날 이토는 주전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를 대신해 레프트백으로 출전했는데, 아직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후반 23분 만에 교체되어 나가는 등 체력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제 막 장기 부상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와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건 기준점을 지나치게 높게 세운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