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제가 죽을 때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으면 희원이를 재회한 날일 거에요."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이 지난 2일 사랑하는 아내 서희원을 잃었다. 슬픔에서 헤어 나올 틈 없이 1200억 원 유산, 전남편 등이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심지어는 가짜 뉴스까지 양산되며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서희원의 동생 서희제는 "언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 이런 견디기 힘든 루머가 계속 퍼져야 하느냐"라며 심경을 밝혔고, 구준엽은 "제발 우리 희원이 편히 쉴 수 있게 가만히 계셔주실 수는 없는 걸까요.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유산, 전남편, 가짜뉴스 등에 가려진 구준엽과 서희원의 영화같은 러브스토리.
이들을 안타까워하는 반응 속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은 이들이 사랑했던 시간들을 응원하는 중이다.
구준엽과 서희원은 지난 1998년 1년간 교제한 연인사이였다. 당시 구준엽은 매니저의 초대로 대만 공연 쫑파티에 참석했고, 여기서 서희원과 처음 만났다.
1년동안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갔지만 열애설에 대한 부담감과 주변 사람들의 말들로 인해 헤어짐을 결정했다. 구준엽이 서희원에게 먼저 이별을 제안했으며, 서로 울면서 헤어졌다.
이는 23년만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사랑도 타이밍이라고, 20년이 넘게 끊어진 듯 보였던 두 사람이 인연이 다시 닿았다. 2021년 11월, 서희원이 결혼 10년만 이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구준엽은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서희원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이미 20년이 훌쩍 지났기에, 서로가 예전과 같은 마음이기 어렵다. 이에 더해 각자 나라도 다르다.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서희원이 연락처를 바꾸지 않은 덕에 운명은 또다시 이들을 함께하게 했다. 많은 이들이 "운명"이라고 입을 모으는 대목이다.
"마지막 연애요? 말도 안 돼요. 2000년대 초반이죠", "희원이가 사준 코트가 있는데 그건 못 버리겠더라고요", "23년 전에 한국에 놔두고 간 거울이 있는데 이번에 결혼할 때 돌려줬어요. 간직하려고 갖고 있었죠", "솔직히 아무도 안 만나본 건 아닌데 희원이 같지 않더라고요. (서희원처럼) 가장 나랑 잘 맞는 여자가 없었어요"
구준엽은 이처럼 서희원을 20년 넘게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은 빠르게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가졌고 2022년 부부가 됐다. 이들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는 구준엽이 결혼 후 여러 예능에 출연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을 함께했다. 서희원은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향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이 함께 갔던 첫 해외여행이 일본 여행이었는데, 일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슬픔 속에서도 구준엽은 기적을 뚫고 서희원을 23년 만에 재회해 3년이라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저에게 희원이와 함께한 시간들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선물이였다. 저는 희원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주는 것이 마지막으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준엽은 서희원에게 "영원히 사랑해"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남겼다.
대중들 또한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중이다.
"일생 아무나 하지 못하는 진정 사랑을 해본 걸로 그나마 마음의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 ,"반대로 생각합시다. 하늘이 3년 남은 거 알고 말도 안 되는 인연으로 둘을 이어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길지 않아도 진짜 사랑하셨으니까 행복하셨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20년 만의 재회가 한 달 만의 재회 같았다면.. 두 달 뒤에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시며 버텨주시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함께 갔던 첫 해외여행이 도쿄래.. 근데 아내 마지막이 일본이 되었어", "전 남편한테 시댁한테 시달리기만 하다 갔으면 얼마나 억울한가요.... 3년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지켜주고 마지막 함께해서 다행입니다", "30년을 영혼 없이 몸만 같이 있는 무미건조한 것보다 3년을 살아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이 행복하고 축복받은 거지", "둘은 짧지만 행복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을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구준엽은 지난 2023년 '라디오스타'를 통해 23년을 돌고 돌아 재회했을 당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구준엽은 눈물을 닦으며 "지금 봐도 감동적이다. 만약에 제가 죽을 때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 언제냐'고 물으면 바로 저 날이다. 지금 가장 행복한 남자로 살고 있다"고 사랑을 드러냈다.
이들이 재회한 날, 한마디 말없이 진한 포옹으로 마음을 나눴다. 언젠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헤어짐 없는 사랑을 이어가기를, 많은 이들이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각 방송화면, 구준엽, 서희원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