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스페인 무대 데뷔전을 치른 안토니가 초대박을 쳤다.
데뷔전에서 곧바로 경기 MVP에 올랐다.
안토니가 임대 신분으로 합류한 레알 베티스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베니토 비야마린 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4위 빌바오(11승 8무 3패·승점 41)를 상대한 베티스는 승점 1점을 나눠 가지면서 일단 9위(7승 8무 7패·승점 29)로 올라섰다. 한 경기 덜 치른 10위 지로나(승점 28)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날 경기에 임대 이적한 안토니가 선발 출장했다. 오른쪽 윙어로 중앙으로 접어 들어와 슈팅을 주로 시도하는 역할을 한 그는 라리가 데뷔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안토니가 베티스의 선제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안토니가 박스로 진출해 공을 소유했다. 왼발로 각을 만든 뒤, 슈팅을 시도했고 우나이 시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세컨 볼을 이스코가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안토니는 자신의 공격의 결과가 선제 골로 연결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학고 베티스 엠블럼이 있는 왼쪽 가슴을 연신 두드렸다. 중계 카메라도 득점자인 이스코보다 먼저 안토니의 원샷을 잡으며 안토니의 활약을 주목했다.
빌바오는 전반 33분 아이토르 파레데스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전반 종료 직전 베티스의 로맹 페라우가 다시 앞서나가는 득점을 만들며 리드한 채 전반을 마쳤다.
빌바오는 후반 24분 오이안 산세트가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안토니는 후반 26분 압데 에자줄리와 교체돼 성공적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안토니는 슈팅 2개, 기회 창출 2회, 패스 성공률 83%(20/24), 정확한 크로스 1회(100%), 정확한 롱패스 2회(100%) 턴오버 2회, 태클 성공 1회, 리커버리 3회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라리가가 선정한 경기 공식 MOM(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 '무비스타'와 안토니의 인터뷰를 인용해 전했다. 안토니는 베티스 데뷔전에 대해" 정말 행복하다. 첫 경기여서 정말 행복하다. 팬들은 너무나 놀랍다. 하지만 비겨서 슬프다. 우리는 다음 경기에 더 잘해서 승점 3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코의 골에 관여한 안토니는 "그렇다. 어떤 선수라도 득점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팀이 잘했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함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토니는 앞서 26일 레알 베티스로 임대 이적해 라리가 무대로 이동했다.
구단은 "레알 베티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안토니의 임대 이적에 합의했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안토니를 임대로 데려왔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어 "안토니는 상파울루에서 축구선수로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2018년 1군에 데뷔했다. 브라질에서 2년 반을 보낸 이후, 안토니는 2020년 2월 아약스를 통해 유럽에 왔다. 안토니는 네덜란드에 머무는 동안 82경기에 출전해 24골을 넣으며 두각을 나타냈고, 네덜란드 리그 우승 2회와 컵 대회 우승 1회도 차지했다"며 안토니의 커리어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레알 베티스는 계속해서 "안토니의 기록은 그를 202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끌었고,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리그컵과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안토니는 브라질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으며, 2022년 월드컵에 참가했고 2021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안토니는 바이백 조항 없이 6월까지 임대되며, 안토니의 급여는 두 팀이 나눠서 주는 방식"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임대된 안토니에게는 그가 레알 베티스에서 일정 출전 경기 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페널티가 부여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로마노에 따르면 레알 베티스가 안토니의 급여를 더 감당하기로 합의했다. 레알 베티스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토니를 임대 영입하는 조건으로 보너스를 포함해 안토니의 급여 중 84% 이상을 감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여름 은사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안토니는 언론들의 설명대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지금까지 내보낸 선수들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이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약스에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한 만큼 안토니를 향한 기대치도 상당했다.
그러나 안토니의 경기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왜소한 안토니의 신체 조건으로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살아남기 어려웠고, 아약스 시절 장점으로 언급되던 드리블이나 킥 능력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부족한 모습이었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것을 제외하면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앞에서 이렇다 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토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내는 자신의 두 번째 시즌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안토니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안토니 영입 건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텐 하흐 감독도 결국 안토니를 기용하지 않았다. 안토니는 종종 교체로 투입됐으나 전술적 교체보다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용 교체에 가까웠다.
결국 텐하흐 감독도 경질되고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은 안토니를 잠시 테스트했지만,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했고 임대 이적을 선택했다.
하지만 안토니는 곧바로 맨유를 떠나 자신이 왜 이전에 기대를 받았던 선수인지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다. 첫 경기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베티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난 안토니가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했고 그것이 우리가 그를 선발 출장시킨 이유다. 그는 개인적인 특성 때문에 불균형했다. 그는 정말 좋은 경기를 했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레알 베티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