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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얻은 한화, '기회' 받은 이재원…'윈-윈' 가능성 큰 '딜'이 완성됐다

기사입력 2023.12.28 22:47 / 기사수정 2023.12.28 22:47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자신이 태어난 곳이자 삶의 터전, 모든 것을 이뤘던 인천을 떠나 대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화 이글스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원과 2024 시즌 연봉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이재원 영입을 통해 백업 포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재훈과 박상언 외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했다. 부상에 대한 대비와 선수층 강화 등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입했다"며 "유망주 허인서가 내년 시즌 후반기 상무 야구단에서 복귀할 때까지 이재원이 포수진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재원은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내년 2월 한화의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독수리 군단의 일원으로서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은 인천 숭의초-상인천중-인천고를 거쳐 2006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인천 로컬 보이였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1군 23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313(48타수 15안타) 4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재원은 프로 커리어 초창기 박경완(현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이라는 KBO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 포수의 존재로 마스크를 쓸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타격 재능은 1군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007년 66경기 타율 0.333(108타수 36안타) 3홈런 21타점, 2008년 82경기 타율 0.315(146타수 46안타) 3홈런 25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08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태며 우승 반지까지 꼈다. 

상무에서 2011~2012 시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SK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2014 시즌 주전으로 도약, 120경기 타율 0.337(412타수 139안타) 12홈런 83타점을 기록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재원의 야구 인생에서 의미가 큰 해가 됐다.



이재원은 2015 시즌에도 140경기 타율 0.282(411타수 138안타) 17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의 입지를 굳혔다. 2016 시즌은 130경기 타율 0.290(411타수 119안타) 15홈런 64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2018 시즌은 이재원의 커리어 하이였다. 130경기 타율 0.329(407타수 134안타) 17홈런 57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것은 물론 팀의 주장으로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를 쏘아 올린 뒤 환호하는 장면은 SK팬들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이재원은 이후 2019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9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다. FA 계약 첫해 139경기 타율 0.268(451타수 121안타) 12홈런 75타점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2020 시즌 개막 직후 사구에 맞는 부상을 입은 뒤 80경기 타율 0.185(222타수 41안타) 2홈런 21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듬해 SK 야구단이 신세계그룹에 인수돼 팀이 SSG로 바뀐 뒤에는 107경기 타율 0.280(271타수 76안타) 3홈런 30타점으로 반등했지만 2022 시즌 105경기 타율 0.201(234타수 47안타) 4홈런 28타점으로 주춤했다.



올 시즌은 더 좋지 못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27경기 44타수 4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이재원은 은퇴 대신 또 한 번 이를 악물고 재기를 노렸고 SSG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새 둥지를 찾았고 한화가 손을 내밀면서 독수리 군단에 합류했다.

한화에는 최재훈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다. 최재훈은 올 시즌 125경기 타율 0.248(327타수 81안타) 1홈런 33타점으로 공격력은 빼어나지 않았지만 높은 출루율(0.392)과 안정적인 투수 리드,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2번째로 높은 31%의 도루 저지율로 제 몫을 해냈다.

백업 포수 박상언도 최재훈의 뒤를 적절히 받쳐줬다. 86경기 타율 0.200(145타수 29안타) 1홈런 13타점, 포수 수비이닝 388⅔이닝으로 값진 경험을 쌓았다.

한화는 기존 포수진에 이재원의 풍부한 경험을 더한다는 계산이다. 이재원이 올해까지 쌓은 KBO리그 1군 통산 1426경기 타율 0.278, 1087안타, 108홈런, 612타점의 기록은 결코 쉽게 얻어질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하향세를 타고 있던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옮긴 뒤 바뀐 환경에서 반등하는 사례가 없지 않은 만큼 이재원 역시 비슷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재원은 최근 몇 년간 타격 성적 하락 여파로 팬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지만 SSG 투수진, 선수단 내 신뢰는 두터웠다. 2022 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투수였던 윌머 폰트는 "이재원이 완벽한 포수였다. 타자마다 구종도 잘 섞어서 사인을 내줬고 좌우상하 코너워크를 잘 활용해 준 덕분에 마음 놓고 던질 수 있었다"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동료를 극찬하기도 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가 필요했던 이재원과 1군 뎁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던 한화 모두 윈-윈하는 계약을 맺게 됐다. 한화는 공교롭게도 2차 드래프트에서 SSG 외야수 김강민을 데려온 데 이어 포수 이재원까지 원클럽맨으로 뛰고 있던 선수 2명을 동시에 영입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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