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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지고 '폭탄 발언'…男 소프트테니스 "협회가 사기 떨어트려"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10.04 13:31 / 기사수정 2023.10.04 13:5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을 동메달로 마무리했다. 선수들은 금메달 획득이 무산된 직후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대회 직전 협회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 처리로 운동에만 몰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점을 털어놨다.

한국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Tennis Centre)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 테니스 남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게임 스코어 0-2로 졌다. 

한국은 이날 복식 게임에 나선 김태민-김현수 조가 일본의 우치모토 타카쿠미-히루카 소라 조와 먼저 대결을 펼쳤다. 김태민-김현수 조는 1게임을 4-2로 먼저 따냈지만 이후 2게임을 3-5, 3게임을 2-4, 4게임을 1-4로 내주면서 수세에 몰렸다. 5게임을 6-4로 가져오면서 반격에 성공했지만 6게임 2-4, 7게임 0-4로 무너지면서 일본이 복식 승리를 가져갔다. 

단식에서 윤형욱을 앞세워 반격을 노렸지만 일본 단식 주자 우에마츠 토시키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윤형욱은 단식에서 1게임을 2-4로 뺏긴 뒤 2게임 4-2, 3게임 4-0으로 따냈다. 4게임을 2-4로 내줬지만 5게임을 5-3으로 가져가면서 게임 스코어 3-2로 우위를 점했다. 1게임만 떠 따내면 한국은 복식 제2경기로 끌고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우에마츠 토시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윤형욱은 6게임을 0-4로 내준 뒤 7게임까지 듀스 혈투 끝에 4-7로 내주면서 단식까지 일본이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복식, 단식 연이은 패배로 게임 스코어 0-2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아시안게임 소프트 테니스 종목은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단체전 동메달에 만족한 채 개인전을 준비하게 됐다.

여자 대표팀도 단체전 준결승에서 격돌한 일본에 게임 스코어 0-2로 지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던 가운데 또 한 번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동메달로 단체전을 끝냈다.  

선수들은 준결승 패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모두 고개를 숙였다. 김태민은 "우리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고 아시안게임에 출전는데 우리의 것을 다 못 보여준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많이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형욱은 "내가 한국 단체전 단식 주자로서 중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어야 했는데 지면서 대표팀이 어렵게 됐다"며 "많이 준비했는데 결과가 너무 아쉽다. 개인전을 잘 준비해서 국민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장 이현수도 "내가 선수들 케어를 잘 못 해준 것 같다. 국민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다"며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수는 이와 함께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지도자 공고를 낸 부분에 작심 발언을 꺼냈다.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현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코칭스태프와는 결별이 확정된 상황에서 훈련과 경기 준비에만 몰두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는 지난 8월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 하반기 소프트테니스국가대표 지도자 모집공고'를 내놨다. 서류,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남녀 대표팀 각각 1명씩 코치를 선발하고 합격자는 올해 11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까지 2년간 계약을 맺는다는 내용이었다. 

협회의 지도자 모집 계획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 면접 절차가 완료됐다. 현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선수들도 출국 직전 새롭게 부임하는 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협회로부터 통보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수는 "아시안게임 직전 지도자 공고를 낸 부분은 우리 팀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에서도 조금만 감안을 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급박하게 지도자 공고가 이뤄진 부분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선수의 입장이다. 협회에서 진행한 일이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 못 한다"며 "항저우에 오기 전에 벌써 다음 대회 지도자에 대한 공고가 나왔고 확정이 됐다. 어느 정도 설명은 들었지만 납득하기 어려웠다. 선수로서 개의치 않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했지만 단체전 결과가 좋지 않아 더 아쉽다"고 토로했다.



남자 대표팀 최고참 이현수는 이처럼 메이저 국제대회 직전 신규 지도자 채용공고를 낸 전례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성적과 무관하게 코칭스태프 변화를 사전에 확정한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석권했어도 지도자가 바뀌는 게 확정이 돼 있었다. 이번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코치진 변화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된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단체전 금메달은 못 땄지만 개인전이 남아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전통적으로 하계 아시안게임 '효자 종목'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전체 금메달 5개 가운데 2개를 한국이 챙겼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7개를 휩쓸었다.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걸려 있는 금메달 5개 가운데 절반 이상 획득을 노렸다. 그러나 남녀대표팀 모두 준결승 문턱에서 일본에 무너지며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중국 항저우, 엑스포츠뉴스/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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