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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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남편 별세, 슬프지만 연극에 도움…삶은 아이러니" (토카타) [엑's 현장]

기사입력 2023.08.23 19:3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손숙이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아 창작된 연극 '토카타'에 서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손숙의 연극 인생 60주년 기념 공연인 연극 ‘토카타’가 지난 19일 개막해 9월 10일까지 3주간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 ‘토카타’는 중심 줄거리 없이 세 인물의 독립된 이야기를 엮은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토카타(Toccata)는 접촉하다, 손대다 라는 뜻의 이탈리어어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된 단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키우던 개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늙은 여인(손숙 분),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독한 상태에 빠진 중년 남자(김수현), 홀로 춤을 추는 사람(정영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손진책 연출은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진행한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에서 "손숙 배우를 위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손 연출은 "손숙 배우의 60주년 기념 공연인데 손숙 배우가 대본을 좋아할까 싫어할까 걱정이었다. 손숙 선생님이 바로 좋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배우들과 리딩하면서 관객들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행간을 잘 찾아가면 자기가 경험한 것들을 반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연극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했다. 인내심을 봐주고 본 분들이 있어 고마웠다"라고 밝혔다.

손숙은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노인인 여자 역을 맡았다. 마음 둘 곳이 없어 걷고 또 걷다가 가끔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하나뿐인 친구를 찾아간다.

손숙은 "첫 공연은 정신 없었다. 소감도 없다. 생각이 안 난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생각보다 잘 봐주셔서 마음을 놓았다"라며 웃어보였다.

손숙은 "처음에는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대본을 처음 읽을 때 너무 좋았다. 워낙 배삼식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건 한 문장도 버릴 게 없는 시어같은 작품을 썼다는 게 놀라웠다. 그야말로 도전 정신이 생겼다. 쉽게 가지는 못해도 한 번 도전할 만한 작품이 아닌가 했다"라며 연극 대본의 첫 인상을 밝혔다.



드라마센터에 오른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문학소녀 손숙은 고대 재학 시절인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길고 강렬했던 연극 인생의 첫 발을 들였다.

이후 연극 ‘어머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위기의 여자’ 등 때로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어머니로, 때로는 냉철한 지성과 욕망을 갖춘 여성으로 분하며 척박한 한국 연극계에서 한국 여성 연극의 1인자로서 활약해왔다.

그는 "내 이름을 걸고 하는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죽을만큼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 생각외로 작업이 재밌고 힘들었지만 즐거운 두 달이었다. 잊을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사랑한다. 대사 하나도 버릴 게 없다. 눈만 감고 대사만 들어도 좋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손숙은 애초 3월에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연기가 됐다면서 "느닷없이 다쳐 3개월을 꼼짝 못하고 누워있어 공연이 연기가 됐다. 그게 다행이었다. 3개월을 누워있으면서 토카타의 뜻을 깨달았다. 고독하게 있는 이 상황에 대해 깨닫고 작품이 내 속에서 묵었다고 해야 할까, 그게 처음에는 안타까웠지만 도움이 됐다"라며 전화위복이 된 상황을 언급했다.



'토카타'는 배삼식 작가가 코로나19로 인한 관계의 단절과 갑작스러운 죽음들이 우리에게 남겼던 충격과 슬픔 그리고 고독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만든 작품이다. 

손숙은 지난해 12월 남편상을 당했다. 손숙의 남편인 김성옥은 배우이자 극단 대표로 활동했으며 향년 87세 별세했다.

손숙은 "그것도 굉장히 작용을 많이 했다. 12월에 그 양반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내가 다쳐서 3개월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인데 연극에는 도움이 됐다고 할까. 삶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손숙은 "연출이 보기보다 되게 까다롭고 요구가 많다. 올해 80세인데 나를 40대로 보는 것 같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보기보다 불편한데 20년 무용한 정영두 씨처럼 여길 걸으라는 거다"라며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요구가 즐거웠다. 이 나이에 내가 이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과할지 모르지만 이 연극이 끝나고 죽어도 오케이다.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고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 김수현, 정영두 씨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마워했다.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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