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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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이 아쉬웠던 롯데 수비, '좌익수 이정훈'에 값비싼 수업료 지불했다

기사입력 2023.08.19 19:00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기세'가 영웅군단을 만나 꺾였다. 2경기 연속 뼈아픈 역전패로 무너지면서 주말 3연전 루징 시리즈가 확정됐다. 승부처에서 수비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롯데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13차전에서 2-5로 졌다. 전날 4-5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무사 2·3루에서 이정훈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안권수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선취점을 얻어냈다.

추가 득점도 빠르게 나왔다. 2회초 1사 후 노진혁의 안타와 유강남, 이학주의 연속 볼넷 출루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안권수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키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호투하던 롯데 선발 나균안이 4회말 1사 3루에서 키움 이주형에게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내주면서 2-1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나균안은 5회말에도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대타 김준완을 안타로 1루에 내보낸 뒤 김태진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동점 위기에 몰렸다. 

나균안은 일단 까다로운 타자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계속된 2사 2루에서 도슨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1, 2간 쪽으로 향한 강한 타구를 2루수 박승욱이 잡아냈지만 1루수 안치홍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면서 1루 베이스가 비었다. 

나균안은 재빠르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지만 1루심은 도슨의 발이 먼저 베이스를 터치했다고 판단했다. 롯데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 내야 안타는 경기 전체 흐름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나균안은 2사 1·3루에서 송성문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해야 했다. 송성문에게 빗맞은 뜬공 타구를 유도했지만 공은 3루수 이학주와 좌익수 이정훈 누구도 잡을 수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아직 전문 외야수로 볼 수 없는 이정훈의 수비 스타트가 순간적으로 늦었고 결국 한두 발짝이 모자라 뜬공으로 처리할 수 없었다. 그 사이 1, 3루 주자가 모두 득점하면서 스코어는 2-3으로 뒤집혔고 나균안은 마운드에 그대로 주저앉으면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치홍은 2루, 이정훈은 포수가 주 포지션이다. 안치홍은 KIA 타이거즈(2009-2019) 시절에도 종종 1루수를 소화하기도 했지만 전문 1루수로 볼 수는 없다. 이정훈의 경우 올 시즌 전까지 외야수로 1군 경기에 선발출전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롯데가 1루수 안치홍, 좌익수 이정훈 카드를 내세운 건 공격력 극대화가 목적이었다. 이정훈은 후반기 타율 0.423(52타수 22안타) 5타점 OPS 0.98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지명타자뿐 아니라 외야수로도 이달부터 기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험 부족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이정훈의 판단 지연 때문에 이날 게임을 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고척스카이돔은 내야수는 물론 외야수들까지 수비하기 까다로운 구장으로 꼽힌다. 높게 뜬 타구가 천장에 겹쳐지면 낙구 지점을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롯데와 이정훈 모두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무거운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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