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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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MLS 인터 마이애미행, '낭만' 아니지만 '자존심' 지켰다

기사입력 2023.06.08 05:00 / 기사수정 2023.06.08 15:0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낭만은 아니었지만 '축구의 신'으로서 자존심을 지킨 결정이 될 전망이다.

리오넬 메시가 미국에서 새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영국 BBC는 7일 늦은 밤(한국시간) 속보를 통해 "아르헨티나 레전드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메시의 마이애미 입단은 7일 내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세계축구계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곳이 BBC 보도를 통해 쐐기를 박은 셈이 됐다.

이어 이적시장 전문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특유의 이적 확정 멘션인 "Here we go(히어 위 고)" 맨션을 붙이면서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행이 거의 근접했음을 알렸다. 로마노는 "메시가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일은 없다. 몇 시간 내 이적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미국과 캐나다에 흩어져 있는 MLS 29개 구단 중 한 팀으로 지난 2020년부터 리그에 뛰어든 거의 신생팀이다. 영국이 낳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이며 베컴은 구단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메시에 대한 인터 마이애미의 러브콜이 있었는데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의 유력 행선지로 꼽히진 않았다. 올 여름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과 2년 계약이 끝나는 메시의 추후 팀으론 전소속팀 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영입으로 세계 축구 시장을 뒤흔든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구단 알힐랄이 꼽혔다.

특히 메시가 PSG 징계를 받으면서까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홍보대사를 위해 중동을 다녀오고, 사우디 역시 메시에게 연봉 4억 유로, 우리 돈으로 5600억원을 제시하면서 메시도 어마어마한 이 돈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사우디도 그 만큼 정성을 쏟았다.

다만 메시와 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아버지, 그리고 가족들은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거나, 적어도 사우디에 체류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축구계에서도 사우디가 축구 등 스포츠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자국의 인권 문제를 덮으려 한다는 '스포츠워싱' 문제를 거론하며 메시의 중동행에 조심스럽게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자금난으로 메시 영입을 거의 포기하기 직전에 인터 마이애미가 영입 조건을 제시했고, 글로벌 기업들의 도움까지 이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가 올 시즌부터 10년간 MLS 중계를 책임지는데, '시즌 패스'(한 시즌 중계 패키지 이용권) 수익의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메시와 MLS를 동시에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역시 MLS를 통해 창출된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는 제안에 나섰다. MLS 역시 리그 차원에서 메시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메시가 마이애미에 집을 갖고 있어 미국 생활을 위한 별도의 노력을 덜 수 있다는 점, 메시가 생애 마지막 월드컵으로 생각하는 2026 월드컵 개최국이 미국이라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메시는 연봉의 대거 삭감을 통해서라도 바르셀로나로 가고 싶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팬들은 이에 대해 '낭만 메시'라고 부르며 그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한 켠으론 구단 재정이 여전히 시원치 않은 바르셀로나를 갈 수 있을까란 의문도 품었다.

특히 스페인 언론이 알힐랄의 메시 영입 발표 예정일이 6월6일이라는 보도까지 내면서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등 두 발롱도르 수상자에 이어 메시도 사우디에 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메시는 사우디행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낭만을 이루진 못했으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돈에 팔려간다'는 씁쓸함 만큼은 남기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존심을 지키면서 미국이라는 세계 축구의 새 시장을 활짝 열어젖힌 결정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파브리치오 로마노 트위터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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