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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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데보라', K-망신…아우슈비츠 대사, 전세계에 퍼졌다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5.19 12:50 / 기사수정 2023.05.19 16:31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보라! 데보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언급 논란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ENA 수목 드라마 '보라! 데보라'(극본 아경, 연출 이태곤·서민정) 9회에서는 데보라(유인나 분)이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언급했다. 

데보라는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에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사는 방송 직후부터 문제가 됐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독일 최대 규모의 강제 수용소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집단학살한 장소다. '보라! 데보라'는 전 세계적인 비극으로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가 된 역사적인 장소를 외모 치장의 중요성으로 예시를 든 것.

데보라가 말한 유대인의 면도와 세수 등은 당시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던 행위로 이들의 역사를 단순한 '외모 치장'의 이유와 예시가 되기엔 부적절했다. 

방송을 시청한 국내 네티즌들은 해당 사실을 바로 인지하고 제작진에게 거센 비판을 했다. '보라! 데보라'의 논란을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또한 각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가는 제정신인가. 한국 문제도 아니고 타국 역사를 가볍고 별볼일 없는 일로 치부해 불쾌하다", "한국전쟁과 별 차이가 안나는 시기다. 무식하다" 등의 비난과 비판 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또한 해당 장면은 문제를 인지한 해외 네티즌이 영어 자막을 단 영상을 배포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12일에 업로드 된 해당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수 190만회를 넘겼다.

영상이 퍼지자 스페인 연예매체를 비롯해 브라질, 칠레, 영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외신이 K-드라마 'Bo-ra!'가 강제 수용소를 생각없이 언급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다.

전세계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제작진에게 비판을 이어갔고, 결국 18일 '보라! 데보라' 제작진은 "특정 대사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해당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제작에 더욱 신중을 가하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뒤늦은 사과는 해외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콘텐츠는 제작됐고, K-드라마라는 키워드로 전 세계 네티즌에게 닿았다.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닿는 콘텐츠 제작자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더군다나 한국 콘텐츠의 힘과 화제성이 커진 이 시점에 제작되는 드라마는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닥터 차정숙' 크론병, 한약 논란에 이어 반복되는 극 중 대사 문제에 시청자들 또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힘겹게 쌓아온 K-콘텐츠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게 제작자들은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ENA, 온라인 플랫폼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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