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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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가슴에 대못"...잘 나가는 '닥터 차정숙', 전문성은 못 나가네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5.09 19:30 / 기사수정 2023.05.09 20:23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연이은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화. 크론병 환자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크론병 환자는 예비 신부에게 결혼 사실을 숨겼고, 이를 알게 된 장인, 장모가 병원에 찾아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가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결혼 자네가 포기해달라. 시작부터 남편 병수발 드는 꼴 못 본다" 등의 말들을 내뱉었다.

이에 크론병 환자는 우울감으로 유서를 쓴 채 옥상에 올라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시청률이 16%가 넘는 영향력이 큰 방송에서 크론병에 대해 '유전', '파혼', '자살'이라는 키워드를 심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주인공의 사랑에 기여하는 수단으로만 쓰였다며, 왜곡된 인식을 안길 수 있는 장면에 거세게 비판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질환을 가진 아이가 보고 대성통곡하네요", "크론병 관련 사과 요청합니다", "크론병은 유전이 아닙니다", "국내 2만 5천 명의 크론병 환우를 두 번 울린 방송 책임지세요", "의사 선생님도 그리 말하지 않는데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병을 몰아가나요?" 등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앞서 한 차례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1화에는 한의학에 대한 일반화로 비춰질 수 있는 대사가 담겼다. "나 해준 그 약, 어디서 지었냐. 원래 X약을 잘못 먹으면 급성 간염 올 수도 있거든", "이 망할 놈의 잡것들이 먹을 걸로 장난을 치냐. 내가 널 제대로 한의원에 데려가서 약을 지어줬어야 했는데", "이게 다 그 싸구려 X약 아니냐" 등의 대사들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논란이 되자 '닥터 차정숙' 측은 해당 장면들은 자르거나 묵음처리했다. 당시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JTBC에 공문을 보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의사에게 자문 없이 받는 건강즙을 한약과 오인하도록 방송하는 건 옳지 않다"는 식의 비판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닥터 차정숙'이 장르물임에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극 중 곽애심(박준금)이 갑상선암에 걸리자 차정숙은 "가장 치료가 쉽고 간단한 수술이다"라고 말했다. 곽애심이 "암이 다 똑같은 암이지 '간단한 암'이 어딨니" 답하자, 서인호(김병철)는 "수술도 어렵지 않고 예후도 좋다"고 답했다. 서정민(송지호) 또한 "할머니 그거 별거 아니에요. 입원도 3~4일 하나? 수술하고 호르몬 약만 잘 챙겨드시면 돼요"라며 가볍게 넘긴다.



해당 장면에 대해 시청자들은 "엄정화가 갑상선암으로 고생했는데 그 말을 엄정화 입으로 들으니까 불편했다", "굳이 간단한 암이라고 표현해야 했나", "방사능 치료까지 하고 2년 넘게 죽다 살아났는데", "갑상선암 환자로서 기가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5회에서는 차정숙이 환자를 심폐소생술 하던 중 남편과 내연녀가 다정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을 목격한다. 차정숙은 정신이 흔들려 제세동기를 사용하던 환자의 몸에 무심코 손을 뻗고, 그대로 감전돼 기절한다.

이에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이건 아니다", "의사라는 사람이 환자 심폐소생술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다른 곳에 눈이 간다는 게 말이 되냐", "급한 상황의 환자 앞에서 멘탈이 저렇다니. 의사 자질이 없네" 등 수많은 댓글이 달리며 비판됐다.




이러한 장면은 8화에서도 이어진다.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된 서정민은 수술실에서 수술 중 집중하지 못하고 지적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닥터 차정숙'은 드라마에 의료 용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자막도 넣지 않는 등 가볍고 편안하게 시청하라는 의도로 연출된 가족 드라마다.

PD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의학드라마를 빙자한 가족 드라마라서 의학적으로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저 사람이 죽는 거야 사는 거야' 정도만 알게 되면 볼 수 있다. 복잡한 거 싫어하시면 우리 드라마 보면 된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에 방점을 두고 있더라도, 특정 병명을 언급하는 메디컬 장르인 만큼 단순한 소재로 이용하는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책임감도 따라야 할 것이다.

사진='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 JTBC , 엑스포츠뉴스 DB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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