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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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애니 경쟁력=웹툰의 무한한 상상력"…'둘리 아빠' 김수정 감독이 전한 진심 [종합]

기사입력 2023.05.08 17:18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27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의 김수정 감독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에 대해 언급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수정 감독이 참석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하나뿐인 극장판 시리즈로, 디지털 복원을 통해 되찾은 선명한 화질과 다채로운 색감, 원작의 의도를 완벽히 되살린 화면비로 돌아왔다.

이날 김수정 감독은 "올해로 둘리가 태어난지 40주년을 맞았다. 40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여전히 사랑해주시고 많이 아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1996년에 개봉했던 영화를 리마스터링한 버전으로 27년 만에 다시 본 소감을 묻자 김 감독은 "거의 30년 전에 작업을 시작해서 96년에 개봉을 했었다. 이번에 다시 선보이기에 앞서 장면장면을 다시 보게 됐는데, 그 당시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 때도 열악한 여건에서 만들었었는데, 그 때 작업에 참여했던 상당수 인원이 다수 업계를 떠나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인원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스러웠던 건 이 작업을 할 때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다 부족했지만, 그 당시에 열정으로 작업했었다. 그 작은 예산으로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냈고, 스케줄도 어김없이 날짜에 맞춰서 스태프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기틀을 닦았다. 그 때의 열정을 다시 본 거 같다. 다시 한 번 그 열정을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을 비롯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처럼 일본의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김 감독은 "저도 한국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는 것이 마음이 쓰리고, 한편으로는 죄책감도 느끼고 한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이라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여건이 따라주지 못한 것도 있고,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시장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애니메이션이 제작될 때 드는 경비가 만만치 않다. 그 제작비 대비 흥행,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느냐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그래서 꺼리고 있는 거 같고, 그래서 가뭄에 콩나듯 제작되다보니 발전될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 게 있다"며 "투자자들이 수익을 남겨야 하다보니 그런 게 안 된다. 자연스럽게 재투자가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 같은 경우는 '얼음별 대모험'을 제작하고 투자받은 빚을 갚는데 5년이 걸렸다. 그걸 갚고 회생하고 다시 제작비를 구하는 데 5년이 소요됐다. 2009년 TV시리즈가 십몇년 만에 나오지 않았나. 순수한 열정으로만 제작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둘리와는 무관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은 성공을 했는데도 그 감독이나 제작자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거 같다. 지금도 쉽게 애니메이션 제작을 누군가 염두해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 경쟁력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수정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고, K-문화가 가는 방향을 보면 한국 애니의 경쟁력은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아닐까 싶다. 지금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는다면 그 기조를 갖는 게 웹툰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이 가진 무한한 상상력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함으로 인한 아이디어가 경쟁력이다. 일본과 비교해서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어떤 부분에서는 일본 문화가 답보상태다. 기술적으로는 앞서가고 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정체되어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국내 웹툰이나 웹소설 이야기 구조를 보면 굉장히 자유롭다. 이게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으로 넘어온다면 멋있는 작품이 나올 거 같고, 그게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거듭 드리는 말씀이지만, 감독으로서, 제작자로서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지 못한 걸 아쉽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이 과거의 작품이긴 하지만, 다시 한 번 추억여행을 떠나셨으면 한다. 성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저희도 힘내서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24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워터홀컴퍼니(주)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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