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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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지갑 여는 허경민, 신인 시절 다짐과 캡틴의 즐거움 [시드니 인터뷰]

기사입력 2023.02.11 06:56



(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33)은 프로 15년차를 맞은 올 시즌 선수단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승엽(47) 신임 감독의 요청도 있었지만 스스로도 이제는 주장을 할 나이가 됐다고 느끼던 터였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기 때문인지 지난 1일부터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진행 중인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 허경민의 존재감은 크다.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훈련 때는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중간중간 후배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네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휴식일에는 후배들에게 맛있는 식사와 기념 선물까지 챙기면서 거하게 한턱을 내는 일도 흔해졌다.

이 때문에 두산 선수들은 인터뷰 때마다 "경민이 형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당돌한 후배 안재석(21)의 경우 특정 브랜드 신발을 허경민이 사주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거침없이 말하기도 한다. 

허경민은 10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후배들을 챙겨준 게 팀 밖으로 알려지는 게 조금 쑥쓰럽고 창피하다"고 웃은 뒤 "내가 어렸을 때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받으면서 나도 연봉을 많이 받게 되면 똑같이 베풀 거라고 다짐했다.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동생들이 많이 얘기해 줘서 민망하기도 하지만 고맙다"고 웃으며 말했다. 

허경민은 시드니 입성 후 열흘간의 훈련 성과가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고 재밌게 훈련하고 있다"며 2023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9위에 그치며 8년 만에 가을야구가 무산된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중이다. 여기에 이승엽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훈련 열기가 뜨겁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몇몇 코칭스태프는 이구동성으로 두산이 왜 꾸준히 강팀에 반열에 있는지를 알게 됐다며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에 놀라워하고 있다.

허경민은 "모든 선수들이 새로운 감독님, 코치님들께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실전 경기를 하지 않았지만 캠프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 있고 너무 재미있다"며 "게임을 하다 보면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할 텐데 그럴 때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내가 노력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지난해 우리가 많이 지다 보니까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분위기가 가라앉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올해 다시 이기는 경기를 하면 두산이 다시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멀리 치는 선수도 있고 빠른 선수들도 많아서 같은 팀이지만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부터 함께하게 된 이승엽 감독을 향한 고마움도 나타냈다. 이 감독 역시 지도자 데뷔 첫해를 맞아 의욕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허경민은 "감독님이 그라운드에서 힘드실 법도 한데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같이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선수들도 감독님을 보면서 더 의욕을 가지고 훈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시드니, 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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