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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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마운드의 연이은 '트랜스포머'

기사입력 2011.04.24 10:01 / 기사수정 2011.04.24 10:0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로페즈의 선발 로테이션 제외로 KIA 마운드에 흥미로운 광경이 연출됐다.

23일 잠실 LG-KIA전. KIA는 전날 LG에 역전패해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진 상태였다. 설상가상 이날 KIA 선발 마운드에는 작년 7월 1일 광주 SK전 이후 처음으로 곽정철이 나섰다. 지난 17일 광주 한화전서 로페즈가 2회초 고동진의 땅볼 처리를 위해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다가 오른발 뒷꿈치를 밟혀 3cm나 찢어진 탓에 이날 부득이하게 선발 등판을 걸렀기 때문이었다.

당시 간단한 테이핑으로 지혈한 뒤 투구를 했던 로페즈는 현재 투구하는 데 지장이 전혀 없지만 조범현 감독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의 등판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 3⅔이닝 투구 후 3일간 휴식을 취했던 곽정철을 임시 선발로 선택했다. 물론 필승조로 돌아서기 전 2009시즌 9차례의 선발 등판 경험이 있다는 걸 감안한 듯 보였다.

그러나 곽정철은 조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동료 타자들이 1회초 그의 어깨에 1점을 얹어줬지만 곽정철은 1회말 시작과 함께 이대형과 박경수에게 2루타-안타를 내줘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1사 2,3루 위기를 간신히 막아냈으나 2회말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볼넷과 폭투에 이어 3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완전히 흔들렸다. 곽정철은 결국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고 쓸쓸히 강판당했다. 1⅓이닝 1실점. 19일 대구 삼성전서 불펜 투수 치고 다소 많은 55개의 볼을 뿌렸던 피로감이 남아 있는 듯했다.

곽정철의 깜짝 선발 기용은 실패했지만 KIA는 더욱 심기일전했다. 3회 2점을 달아나며 4회 LG 선발 심수창을 내보냈고 조 감독은 3-2로 앞선 7회말 최근 한시적으로 불펜으로 돌아선 서재응을 기용했다. 6선발 로테이션을 무너뜨리면서 불펜 강화를 선택한 조 감독의 용단이었으나 이 역시 분명 역발상. 최근 몇 차례 재미도 봤지만 이날은 서재응 카드 역시 실패했다. 7회말을 3자범퇴로 잡아냈지만 8회말 무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

타자들이 8회초 1점을 뽑았으나 서재응이 동점 주자를 내보내면서 분위기는 일순간에 LG로 넘어갔다. 여기서 조 감독은 또 다시 기막힌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윤석민의 마무리 기용. 그것도 8회 무사였다는 걸 감안하면 분명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윤석민은 경기 후 자원등판이었음을 밝혔지만 20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로 6이닝 89구를 소화한 걸 감안했을 때 이날 그의 구원 등판은 분명 모험 그 자체였다.

결과적으로 석민의 모험은 대성공했다. 8회 무사 1,3루 위기서 정성훈을 삼진, 이진영을 병살타로 잡아낸 데 이어 1점을 더 지원받은 9회말 투구서는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음에도 이대형-박경수-이택근에 삼진-우익수 뜬공-삼진을 잡아내며 KIA의 승리를 지켰다. 2이닝 무실점. 윤석민의 위기관리능력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KIA는 이날 윤석민의 '트랜스포머' 기질에 힘입어 승리를 따냈다. 선발 투수의 부상이라는 변수 속에 시즌 초반 너도나도 마운드 총력전 모드를 펼치는 도중 발생된 색다른 풍경. 그러나 확실히 3일만에 변경된 보직으로 등판한 곽정철과 서재응의 볼 끝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다. 이는 향후 마운드 운용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KIA에는 다소 찜찜한 대목이기도 했다.

[사진=윤석민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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