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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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부터 양현종까지…좌완투수 수난시대, 왜?

기사입력 2011.04.09 10:44 / 기사수정 2011.04.09 10:44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이 정도면 굿판이라도 벌려야 할 판이다. 각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좌완투수들이 나란히 난타를 당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혹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이들은 각 팀에서 감독들의 ‘믿는 구석’으로 통했다. 한화의 류현진(24), SK의 김광현(23), KIA의 양현종(23)이 그 대상이다. 부상으로 마운드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한 LG의 에이스 봉중근(31) 역시 좌완투수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제1선발로 내정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던 ‘좌완 에이스’였다. 시속 150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커브나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요리할 수 있다는 점도 닮았다. 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이 시즌 시작과 함께 지난해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부상이 문제야!

가장 먼저 말썽이 일어난 것은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은 지난달 19일 KIA와의 시범경기 도중 팔꿈치에 근육통이 일어나면서 피칭을 중단했다. 가벼운 부상으로 넘길 수 있었으나, 늦을 경우 5월 초에야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봉중근은 관중석에서 동료의 경기를 지켜보며, 다친 팔을 쉬게 하기도 했다.

봉중근은 팀 내 투수들 가운데 가장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그가 더그아웃에 있고 없고에 따라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정도다. 따라서 그가 부상에서 복귀할 경우, LG는 좌완 에이스의 귀환과 ‘팀 분위기 메이커 복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김광현 역시 지난해 ‘안면마비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한 눈치다. 지난 5일,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6과 2/3이닝 동안 LG 타선에 4실점하며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김광현의 착잡한 심정은 안면마비 부상 회복 이후에도 계속됐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서 대표팀에서 제외되자, 일부 야구팬들이 ‘꾀병’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하며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김광현의 호투 여부는 자신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마음의 짐을 빨리 던져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이유

반면 한화의 류현진과 KIA의 양현종은 몸에 이렇다 할 부상이 없음에도 불구, 두 번의 등판에서 난타를 당했다. 두 번 모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0.38을 마크했다.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삼진 개수는 5개에 불과하다.

양현종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두 경기 등판서 1패,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했다. 지난해 다승왕 경쟁을 벌였던 그 투수들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빠른 볼 제구가 높게 형성된다는 데에 있다. 빠른 볼이 쉽게 공략당하면서 변화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이른바 ‘사면초가’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지난해 류현진의 혹사’를 거론하고, 일부에서는 양현종의 ‘불규칙한 등판 간격’을 지적한다. 물론 둘 모두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좌완투수 4명이 모두 부상이나 부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며, 이는 하루/이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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