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을 앞으로도 일부 경기 명단에서 뺄 수 있다는 얘기 같았다.
손흥민 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S) LAFC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이 짜릿한 극장승에도 불만을 터트렸다.
LAFC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1차전 톨루카(멕시코)와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LAFC는 준준결승에서 멕시코 최고 명문 중 하나인 크루스 아술을 따돌리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톨루카는 LAFC의 더비 라이벌인 LA 갤럭시를 눌렀다.
30일 1차전, 5월7일 2차전을 합쳐 이기는 팀은 5월 말 열리는 결승전 단판 승부를 치르게 된다.
LAFC의 승리 일등공신은 손흥민이었다.
공격 단짝 드니 부앙가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가운데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에 포진한 뒤 '가짜 9번'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1~2선을 넘나들면서 간결한 터치와 정확한 프리킥으로 도움 2개를 올리고 LAFC 승리에 가장 크게 관여했다.
후반 6분 선제골을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세르지 팔렌시아가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 때 볼이 문전으로 흘러들어갔고, 손흥민이 튀어오르는 볼을 어려운 자세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터치로 볼의 속도를 죽인 뒤 뒤로 내줬다.
뒤에 있던 티모시 틸먼이 가슴 트래핑을 한 차례 시도한 뒤 오른발 발리슛을 때린 것이 상대 골망 왼쪽을 출렁였다.
LAFC는 후반 28분 상대 멕시코 미드필더 헤수스 앙굴로에게 아크 정면 오른발 강슛을 허용했고 이게 골이 되면서 1-1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LAFC는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또 한 건을 해냈다.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은코시 타파리의 머리를 맞고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2600m 멕시코 고지대에서 치르는 2차전이 남았지만 LAFC 입장에선 꼭 필요한 승리를 해낸 셈이었다.
손흥민은 아울러 CONCACAF 챔피언스컵 단일 시즌 최다 도움 신기록도 작성했다. 2022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일궈낸 세계적인 골잡이 실력에 더해 4년 만에 축구 신대륙 북중미에서 최고의 도우미로 거듭난 셈이다.
하지만 정작 LAFC를 이끄는 도스 산토스 감독은 극장승에도 얼굴을 찡그렸다. CONCACAF 챔피언스컵을 창단 이후 최초로 거머쥘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MLS 일정이 너무 힘들게 짜여졌기 때문이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대체 누가 샌디에이고 원정 직후 멕시코 고지대로 가는 것을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나. 우리를 결승에 못 가게 하려는 수작"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남미나 프랑스에선 소속 리그 팀이 각 대륙 토너먼트의 중요한 경기를 치를 때 일정을 조정해 돕는다"며 "그런데 우린 10주간 토요일-수요일-토요일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우린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는 게 아니"라며 MLS의 행정을 맹비난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의 말은 틀린 게 아니다. LAFC는 오는 3일 강팀 샌디에이고와 MLS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멕시코로 날아가 2600m 고지대에서 톨루카와 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휴스턴과 11일 MLS 홈 경기를 한다. 14일엔 세인트루이스, 18일엔 내쉬빌과 각각 MLS 원정 경기를 소화한다.
그래서인지 도스 산토스 감독은 최근 손흥민을 두 차례 MLS 경기에 명단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에이스 손흥민을 경기 구상에서 빼는 것은 '미친 짓'에 가깝지만 멕시코 고지대 일정을 소화하며 북중미 챔피언에 오르기 위해 도스 산토스 감독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론 이번 분통은 도스 산토스 감독이 손흥민을 앞으로도 명단제외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장 3일 샌디에이고전 명단에서 아예 빠지며 톨루카 원정을 대비할 수 있다.
손흥민은 올해 CONCACAF 챔피언스컵에 나서면서 온두라스, 코스티리카를 다녀왔고 멕시코도 한 차례 다녀왔다. 이어 또 한 번의 멕시코 원정을 준비한다.
서진=연합뉴스 / LAFC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