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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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여배우가 꿈"…못다 이룬 바람 남기고 떠난 여걸 [강수연 별세③]

기사입력 2022.05.08 11:50 / 기사수정 2022.05.10 13:2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故강수연과 함께 해 온 영화계 동료, 선·후배들은 그를 호탕한 '여걸'로 표현하곤 했다. 

4세 어린 나이에 데뷔해 50여 년을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며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한국 영화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해 온 고인은 현장에서 살뜰하게 동료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작품 안에서는 물론, 작품 밖에서도 당당한 면모로 남성 중심이었던 한국 영화계 분위기에 함께 어우러졌던 이 역시 강수연이었다.

4세 나이에 배우 활동을 시작해 성인이 된 후 배우 활동의 전환점을 맞게 해 준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7)에서는 명문가에 씨받이로 들어간 여자 옥녀 역으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 여배우들에게 인식됐던 전형적 이미지를 깨뜨리기도 했다.



2015년 흥행작인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폼을 속되게 이르는 말)가 없냐'는 말은 강수연이 동료 영화인들에게 밥을 사며 말하곤 했던 것을 귀기울여 들었던 류승완 감독이 차용해 극의 대사로 활용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각종 영화계의 대소사에도 앞장서왔다. 외압논란에 휩싸였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를 맞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영화제 부활을 위해 애썼다. 




당시 집행위원장 수락 배경에도 "앞으로 나서 달라는 후배들의 간절한 요청이 있었다"고 언급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망가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당당하게 얘기한 바 있다.

평생을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강수연은 지천명을 앞두고 있던 47세 당시 출연했던 한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종 목표로 "연기 잘하는, 관객에게 사랑받는 예쁜 할머니 여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이 55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며 이 꿈은 못다 이룬 바람으로 남게 됐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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