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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의 발인날 이정후는 펄펄 날았다, 손자 활약에 기뻐하던 조부를 떠올리며

기사입력 2021.10.13 03:51


(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3안타 3타점으로 팀을 단독 5위로 만든 날, 이정후는 며칠 전 떠난 조부를 떠올렸다. 

이정후는 지난 10일 조부상을 당했다. 휴식일 저녁 소식을 들은 이정후는 급하게 광주로 내려가 조부의 빈소를 지켰다. 조부상이라는 슬픈 소식을 접한 이정후의 12일 NC전 출전은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하루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팀 훈련에 합류했다. 부친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뜻이 있었다. 팀도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이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아들이 경기에 더 집중하길 바랐다. 그렇게 이정후는 하루 만에 올라와 팀 훈련에 합류했고, 조부의 발인(12일)을 지켜보지 못하고 출전한 경기에서 이정후는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2 대승을 이끌었다. 

조부를 떠나보내는 날, 이정후는 이정후답게 활약하며 이정후답게 할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손자의 활약에 기뻐하며 병실에 치킨을 돌리시던 조부를 기억하면서.


이정후와 조부의 인연은 깊고 특별했다. ‘바람의 아들’이자 아버지 이종범의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캐치볼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이정후에게 조부는 야구 파트너이자, 야구 코치였다. ‘바람의 아들’과 ‘바람의 손자’까지 키워낸 만큼 이정후의 조부는 야구에 빠삭했다. “캐치볼을 할 땐 왼쪽 가슴으로 던져라”, “2루를 나갔을 때 베이스에서 두 보 반 이상 나가면 안된다”,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것 같다” 등 어렸을 때부터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때까지 조부는 손자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이정후에게 할아버지의 존재는 특별했다. 

손자로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신의 경기 때 할아버지를 경기장에 초대하지 못한 것. 이정후는 광주 원정 경기에 할아버지를 초청하고 싶었으나 조부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대신 조부는 손자의 경기를 병원에서 TV로 지켜보면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손자가 잘하는 날엔 치킨을 사서 병실에 돌릴 정도로 손자의 활약을 누구보다 기뻐했던 조부였다. 

이랬던 조부를 떠나보내는 날, 슬퍼할 겨를도 없이 합류한 팀에서 이정후는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귀중한 승리를 견인했다. 수훈선수로 뽑혀 세간에 할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할 기회도 스스로 만들었다. 이정후는 “이제는 하늘에서 손자들(NC 윤형준)의 경기를 보시면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며 할아버지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말을 덤덤히 건넸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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