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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프라이드, 10대 이변!(1)

기사입력 2007.01.15 19:05 / 기사수정 2007.01.15 19:05

김종수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종수 격투기전문기자]

세르게이, 닌자, 고미의 패배

실전종합격투무대의 대명사 프라이드, 그 명성만큼이나 이곳에는 하드웨어, 운동능력, 투지 등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다.

주짓수, 삼보, 레슬링, 복싱, 무에타이, 유도 등 다양한 베이스의 강자들이 우글거리고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적인 분위기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맹수들의 무리에도 왕이 있듯이, 이곳에도 챔피언들이 있고 좀처럼 패배를 허용하지 않는 이른바 독주자들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기 일정 만큼이나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때로는 뜻하지 않은 경기 결과가 팬들을 더욱 열광시키기도 한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뒤집어버린 경기, 접전이 기대되었지만 허무하게 끝나버린 경기 등… 많은 팬들의 예상을 깨트린 2006년 10대 경기를 꼽아보았다.

■ 알리스타 오브레임-세르게이 하리토노프(프라이드 31)

미들급에서 넘어온 파워 넘치는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2006년 2월 26일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13승 1패라는 놀라운 승률로 헤비급 라인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있던 '러시아군 최강병사'세르게이 하리토노프를 잡아낸 것, 그것도 일방적으로 몰아 부친 끝에 거둔 TKO승이었다.
세르게이의 옆구리 쪽에 부상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할 차기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까지 꼽혔던 거물파이터의 패배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더욱이 상대인 오브레임은 가망성은 높이 인정받고 있지만 아로나, 노게이라, 실바 등 미들급 최고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선수였다. 

오브레임은 경기 초반에 뺏은 사이드 포지션을 계속 점유하며 그라운드에서의 파운딩·팔굽치기 등을 계속해서 쏟아냈고 하리토노프는 점점 데미지가 쌓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리토노프는 답답할 정도로 스윕을 해내지 못했고 오브레임은 굳건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포지션을 지켜나가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오브레임의 거친 니킥이 하리토노프의 안면을 향해 연거푸 들어가자, 결국 레프리는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 데니스 강-무릴로 닌자(웰터급 그랑프리 개막전)



땡! 공이 울리기 무섭게 데니스강의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힘차게 뻗어져나갔고, 예상치 못한 펀치에 당황한 무릴로 닌자는 충격을 받고 크게 휘청거리며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틈을 놓치지 않은 데니스 강은 숨돌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거칠게 무차별적인 파운딩 공격을 퍼부었고 경기는 불과 15초만에 끝났다.

관중들과 닌자의 소속팀인 슈트복세 선수들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믿기지 않는 광경에 말문을 잃은 모습이었다. 

압도적인 승리에 흥분한 듯 데니스강은 마우스피스를 집어던지며 링이 떠나려가듯 힘찬 포효를 내뱉었다. 

경기전 예상은 접전 또는 근소한 닌자의 우세가 지배적이었다.

프라이드 데뷔이래 무패행진을 이어온 데니스강이기는 했지만 전적도 일천할뿐더러 그다지 중량감있는 선수와의 대전은 사실상 없었다. 

그에 반해 무릴로 닌자는 비록 하향세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주로 미들급에서 활약을 해왔고 실바, 쇼군과 함께 슈트복세를 대표하는 파이터로서 상당한 명성을 떨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니스 강의 거침없는 상승세 앞에 네임밸류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2006년 6월 4일은 프라이드 링에 데니스 강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 고미 다카노리-마커스 아우렐리오(무사도 10)

'경량급의 효도르'라고까지 불리던 라이트급 세계최강파이터 고미 다카노리가 무너졌다. 상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마커스 아우렐리오.

레슬링으로 단련된 탄탄한 육체에 동급최강의 펀치력을 무기로 프라이드 데뷔 후 무패행진을 질주해온 고미는 타대회시절까지 포함해서도 단 2패 밖에 당하지 않았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과시했다. 승률 역시 90%를 훌쩍 넘었다.

동급의 라이벌들인 사쿠라이 하야토와 카와지리 타쓰야는 물론이거니와 슈트복세 경량급의 선두주자 루이스 아제레도 등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복서급의 펀치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던 젠스 펄버와는 정면에서 난타전을 벌여 KO로 눕히기도 했다.

그야말로 누가 이 선수를 제압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고미는 극강의 위력을 선보였고, 그나마 그가 깨진다면 타대회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던 요아킴 한센과 B.J 펜 정도가 조심스럽게 꼽히는 정도였다.

경기는 다소 싱겁게 끝났다. 타격에서의 절대 우세를 자신하고있던 고미는 마커스를 링 코너로 몰아붙인 상태에서 상당히 궤적이 큰 라이트 훅을 휘둘렀다. 

무시무시한 파워가 실린 공격이었지만 어느 정도 고미의 공격을 눈치챈 마커스에게는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주짓수 스페셜리스트인 마커스는 머리위로 고미의 라이트훅을 흘려보낸 채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켰고, 침착하게 하프 가드 상태에서 사이드 포지션으로 전환한 뒤 필살의 암트라이앵글쵸크를 완벽하게 걸어버렸다. 

고미는 필사적으로 버텨보았지만 이미 기술은 완벽하게 들어간 상태였고, 무적의 챔피언은 동공이 풀려버리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비추고 말았다.

2006년 4월 2일은 고미에게 잊을 수 없는 날로 남을 것이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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