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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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 트레블을 노리는 인테르의 거대한 야심

기사입력 2010.04.16 13:26 / 기사수정 2010.04.16 13:26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종착역을 향해 힘차게 달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A의 마지막 관심사는 인테르 밀란의 이탈리아 클럽 사상 첫 트레블 달성 여부다.

지난 3시즌 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16강에서 고배를 마시며 안방 호랑이로 전락했던 그들은 꿈만 같았던 챔스 4강 진출은 물론이고, 코파 이탈리아 결승 진출과 리그 2위라는 무서운 기세로 사상 첫 트레블을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인테르는 트레블 달성이라는 과업을 이룰 수 있을까? 인테르의 현재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과감한 개혁, 일단은 성공

애초 이번 시즌 인테르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에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여름에 칼치오폴리 때문에 유벤투스를 떠나 인테르에 입단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로 보내는 대신에 사뮈엘 에투와 웨슬리 스네이더를 합류시켰다. 원맨 클럽을 지양했던 주제 무리뉴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며, 그들은 힘들 것으로 보였던 즐라탄 없는 인테르 만들기에 성공했다.

그동안 인테르는 즐라탄의 파트너가 부재했기 때문에 공격진에서 매번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테르는 챔스라는 큰 무대에서 번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자신이 만들어준 기회를 동료가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낸 즐라탄을 위해 지난 시즌 제노아에서 검증된 포워드 디에고 밀리토를 영입했었다.

밀리토는 문전 앞에서 움직임이 좋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포워드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홀로 인테르 공격을 이끌었던 즐라탄의 이상적인 파트너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인테르는 전력 강화라는 명분에 따라 즐라탄을 바르사로 보내는 개혁을 단행했다. 물론 에투라는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포워드와 막대한 현금이라는 매력적인 유혹이 있었지만, 즐라탄의 이적은 단 한 명의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을 원하지 않은 무리뉴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경우로 볼 수 있다.

즐라탄을 바르사로 넘긴 인테르는 곧바로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에서 자리를 잃은 스네이더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고 이적 시장 막판 그의 영입에 성공했다. 비록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갈락티코 정책 때문에 레알에서 필요없는 신세로 전락한 스네이더지만, 첼시 감독 시절 프랑크 램파드라는 우수한 미드필더와 함께 유럽에서 위용을 떨쳤던 무리뉴에게 그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스네이더와 에투, 밀리토 이외에도 인테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자리를 잃은 브라질 대표팀 주장 루시우를 비교적 적은 이적료로 팀에 합류시킨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에서 잦은 실수를 보여준 루시우지만, 대인 방어에 능한 점과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그의 영입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루시우가 합류한 인테르는 기존의 왈테르 사무엘, 마이콘 더글라스, 크리스티안 키부와 환상의 포백을 구성하며 유럽 최강의 수비진을 갖추게 됐다. 루시우는 앞에서 말한 대인 방어 능력을 비롯해 수비수가 갖출 수 있는 모든 장기를 팀에게 보여주며 인테르의 챔스 선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첼시와의 챔스 16강에서 디디에 드로그바를 완벽하게 봉쇄하는 모습은 그가 왜 브라질을 대표하는 수비수인지 입증하는 사례가 됐다.

트레블 최대의 적, FC 바르셀로나

트레블을 노리는 인테르의 현재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지만, 그들의 챔스 4강 상대가 바르사인 점은 껄끄러울 것이다.

축구계의 끝판 왕으로 불리며 내로라하는 클럽들을 박살 낸 바르사의 위엄은 인테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캄노 우에서 열린 지난 챔스 조별 예선에서 바르사에 완벽하게 농락당하며 어른을 상대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여줬었다. 이 때문에 인테르의 챔스 결승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인테르의 감독은 무리뉴이다. 무리뉴는 여느 감독보다 바르사를 상대하는 방법을 잘 알며, 이미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챔스 4강에서 첼시가 보여줬던 모습을 재현하며 바르사를 묶는 방법을 제시했다. 게다가 선수들의 사기가 충전된 만큼 바르사의 미드필더를 상대로 효율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역습 상황에서 상대를 무너뜨린다면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경계 대상 1호인 메시의 존재가 부담스럽지만, 인테르의 수비진은 자타공인 유럽 최강이며, 이미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 마이콘과 루시우가 메시를 그라운드에서 완벽하게 지워버린 적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참고로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대표팀과의 공식 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기록하며 1무 3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으며 메시는 철저히 봉쇄됐다)

차비의 중원 장악 능력도 걱정되지만, 나이를 잊은 팀의 주장 하비에르 사네티와 첼시전 이후 완벽하게 팀에 적응한 티아구 모타가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선수들이 기세등등한 만큼 끊임없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바르사를 공략한다면 결승 진출이란 성과를 얻을 것이다.

선두 탈환 가능성이 여전한 세리에 A

비록 AS 로마가 리그 선두로 등극하며 인테르의 자리를 뺏었지만, 인테르의 선두 탈환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선 로마는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표적으로 다비드 피사로와 미르코 부치니치가 이에 해당된다. 비록 로마의 일정이 인테르에 비해 여유롭지만, 이번 주말 라치오를 상대로 로마 더비를 벌이는 만큼 선두 탈환의 문은 열려 있다.

트레블을 노리는 팀은 경기 일정을 많이 소화하기 때문에 경쟁 과정에서 밀려난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이번 시즌 인테르는 명문 클럽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거나 현상 유지라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

그들의 바람인 트레블을 이룩한다면 매우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받겠지만, 자칫 지난 2004-2005시즌 AC 밀란처럼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과연 얼마 남지 않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인테르가 사상 첫 트레블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주제 무리뉴 감독-바르셀로나-AS로마 ⓒ UEFA, 스포르트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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