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사랑을 싣고' 홍록기가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홍록기는 지난 12일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7년간의 부산 살이를 뒤돌아보며 40년 전 절친 김철민 씨를 찾아 나섰다.
이날 홍록기는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원래는 서울 은평구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11살 때 아버지 사업이 잘못됐다. 아직도 기억에 난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고 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밤에 갑자기 어머님이 '짐을 싸라'고 했고, 쫓기듯이 부산으로 왔다"고 했다.
이어 "저한테 부산은 하와이 같은 존재였다. 가끔씩 놀러와서 맛있는 것을 실컷 먹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4학년 때부터 부산에서 힘든 생활이 시작됐다. 여관에서 1년 가까이 지냈다. 아버지는 서울에 계셨었고, 어머니와 형제들은 새벽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왔다. 아직도 여관 이름이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세 아들을 데리고 부산에 온 홍록기의 어머니는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었다고. 홍록기는 "지금 제 나이보다 10살이나 어렸을 나이에 어머니는 세 아들을 데리고 생활을 하셨다. 여관비를 낼 돈이 없어서 어머니가 여관에서 일을 시작하셨다. '내 새끼들을 먹여 살려야한다'라고 하는 모성애가 대단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개에 수건을 깔고 엎드려서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이 난다. 그렇게 어머니는 매일 밤을 우셨다. 사실 삐뚤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나 때문에 엄마가 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굉장히 여린 분이었지만, 또 강한 분이었다"고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이후 홍록기는 중학교 3학년 때 형이 수원에 있는 대학을 진학하면서 혼자 부산에 남아 옥탑방에서 자취를 하게 됐다고 했다. 부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것.
그렇게 부산 생활에 적응해 잘 지내고 있던 홍록기에게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작스레 경추척수증이 발병했다. 경추척수증은 목뼈의 척수가 눌려서 발병되는 질환으로 당시 상황이 심각해 마비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때문에 홍록기는 갑작스럽게 부산을 떠나 가족이 있는 수원으로 가서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약 1년동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러면서 홍록기는 "그런 상황이 생기면서 저와 정말 가깝게 지냈던 철민이에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됐다. 그게 너무 미안하다. 처음 부산에 전학왔을 때 많은 놀림 속에서도 철민이는 저를 든든하게 지켜줬던 친구다. 어릴 때는 제가 많이 의지했지만, 고학년이 되어서는 철민이가 저한테 의지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연락도 못하고 제가 떠나게 되어서 상실감이 컸을 것 같다. 만나게 되면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애틋함을 전했다.
이후 두 사람은 40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재회했고, 김철민 씨는 '혹록기는 어떤 친구였냐'는 말에 "너무나도 착했고, 재밌었던 친구다. 끼가 많았고, 연예인의 재능이 있었다. 연예인이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저를 기억해주고, 찾고, 이렇게 연락이 온 것이 너무 고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KBS 1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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