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5-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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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없이 마주한 '호프'…첫 관객이 되어 보았습니다 [팝콘로그 in 칸]

기사입력 2026.05.22 06:05

영화 '호프'.
영화 '호프'.


(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오승현 기자)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호프', 첫 관객이 되어 보았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가 베일을 벗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범죄 스릴러 '추격자', '황해', 공포 스릴러 '곡성'에 이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SF 스릴러로 돌아왔다.

나홍진의 도전, 한국에 필요했다

'호프'는 제작비 등의 소문만 무성할 뿐, 그 어떤 스포일러와 정보도 없이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마주하게 됐다. 뭐 하나 짐작가는 내용 없이 호랑이에 대한 소문을 주제로 한다는 시놉시스만 알고 본 '호프'는 상상도 못한 서사를 담고 있다.

DMZ 인근 지역, 작은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 '호프'. 마을의 출장소장 범석은 소가 길에서 잔혹한 모습으로 죽어있다는 신고를 받는다.



신고자는 동네 청년들. 사냥을 즐기는 성기(조인성)는 출동한 범석에게 마을에는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음을 전한다.

소문을 처음 들었다며 이들의 말을 믿지 않은 범석이지만, 점점 믿게 된다.

마을은 아수라장이 됐고, 건물은 거짓말처럼 누군가 통과한 듯이 뚫려있다. 처참하게 죽은 이들의 모습도 보이고, 형태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마을 사람들은 총을 난사하다.

후배인 순경 성애에게 지원을 요청한 범석은 결국 두려움에 떨게 한 존재를 마주하게 된다.

칸의 관객은 '호프'의 두려움을 자아낸 정체를 알지 못한 채 범석의 호흡만 따라가며 공포를 체감한다. 꽤 긴 시간, 그 정체는 관객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그럼 둘 중 하나다. 끝까지 정체를 숨기거나, 모두를 놀라게 할 무언가를 꺼내거나.

나홍진 감독은 과감하게 관객들의 기대를 이어가는 설정을 피하지 않고 제대로 존재를 드러낸다. 한국 영화에서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비주얼이 등장하는데, 신선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황정민과 조인성이 나홍진이 그린 SF 세계에 비춰진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에 두 배우가 출연 중인 것 같은 기분도 안긴다.



그만큼 한국에 없던 그림이 탄생했다. 비현실적인 울창한 숲, 신비로운 존재, 현재도 아니고 그렇게 과거도 아닌 시대의 만남. 쉬운 길을 거부한 나홍진 감독의 도전은 한국에 필요했다.

진짜 대작이거든요

'호프'는 한국 영화 최대 제작비를 들인 작품으로 제작 과정부터 쭉 뜨거운 소문 속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손익분기점이 2000만 명의 관객이라는 설도 돌았다.

이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칸에서 나눈 인터뷰를 통해 "2000만이요? 그 돈이면 스튜디오를 산다"며 세간에 알려진 제작비 등의 수치에는 다다르지 않는다고 직접 해명했다.

친근한 한국 동네를 배경으로 한 '호프'는 '아바타'를 떠올리게 하는 CG가 등장한다. 또한, 외계인 역으로는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 출연해 황금 캐스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 누구도 이들이 외계인으로 출연하는 사실은 거의 끝까지 알려지지 않았기에 칸의 관객은 그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



남다른 CG 기술은 물론이고 촬영 장소, 미술도 나홍진 감독의 집요함이 그대로 들어갔다.

특히 '호프' 속 동네는 전라도 해남의 실제 마을을 담았다. 주민들이 거주 중인 마을에 간판을 덧씌우고 아수라장이 된 연출을 위해 미술 요소들을 주민들의 실제 운영 가게 등에 추가한 후 원상복구하는 형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꽤 길게 나오는 마을 전투신이 더욱 '리얼'했던 이유다.

10년 만의 복귀임에도 일하느라 시간이 없었다는 나 감독의 말이 납득이 될 정도로 모든 신에 집요함이 담긴 게 티가 난다. 더미 하나 없이 실제로 말을 타고, 와이어를 타며 고난도 액션을 구현해 낸 배우들의 노고도 느껴진다. 돈을 떠나 대작이 맞다.

외신 반응도 이해가 가지만

'호프'는 빠른 속도감과 추격 액션,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에서 상상치 못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등의 오락성이 있는 영화다.

잔잔한 매력이 있는 예술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던 칸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호프'가 진출한 것은 외신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행보다.



'호프'가 공개된 후, 외신들은 제각기 다른 평가를 내리며 '호프'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버라이어티, 할리우드리포트, 데드라인 등 다양한 매체가 '호프'의 액션과 촬영 기술, 디자인에 대한 호평을 했다.

최고의 오락 영화라는 평가부터, 잠든 칸 영화제를 깨우며 경쟁 부문 초청작 사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당혹스러움을 표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CG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거나 후반부 서사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호프'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는 것이다. 쟁쟁한 초청작 사이 스타가 된 '호프'의 존재감이 작년과는 다른 2026년 칸 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 위상을 높이고 있다.

누군가는 당황할 것이고, 누군가는 열광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영화는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 '호프'는 꽤 오랜만에 등장한 진짜 도전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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