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10경기 만에 시즌 첫 필드골을 노린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시즌 초반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이 이제는 득점 침묵 탈출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무대에 선다.
최고의 흐름 속에서 맞이하는 북중미 정상급 팀과의 맞대결인 만큼, 그의 발끝에 쏠리는 시선은 더욱 뜨겁다.
로스앤젤레스 FC(이하 LAFC)는 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멕시코 명문 크루즈 아술과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을 치른다.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던 LAFC는 이번 시즌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상대 크루즈 아술은 지난해 챔피언스컵 우승팀이자 멕시코 리그 강호다.
LAFC의 현재 흐름은 완벽에 가깝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8승 2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24득점 3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직전 올랜도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6-0 대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 경기의 중심에는 단연 손흥민이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그는 득점 없이도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
전반 7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포문을 연 뒤, 전반 20분부터 본격적인 도움 퍼레이드를 펼쳤다. 드니 부앙가의 득점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23분과 28분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전반 39분 세르지 팔렌시아의 골까지 도우며 전반에만 4개의 도움을 작성했다. 팀이 기록한 전반 5골에 모두 관여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이었다.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에게는 분명한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득점이다.
그는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와 챔피언스컵 1라운드에서 페널티킥으로 골을 기록한 이후 공식전 9경기 연속 필드골이 없다.
리그에서는 6경기 동안 6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전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공격수로서 꼭 필요한 필드골은 아직 없다.
하지만 팀 내부에서는 그의 역할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
LAFC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올랜도전 이후 "손흥민은 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매 경기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오늘도 전반에 우리가 넣은 5골에 모두 관여했다. 손흥민에게 무엇을 더 바라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 역시 경기를 앞두고 LAFC의 상승세와 손흥민의 영향력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한 LAFC가 크루즈 아술을 상대로 챔피언스컵에 나선다"며 이번 맞대결을 "8강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올랜도전 6-0 승리를 언급하며 손흥민의 4도움 활약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같은 보도에서 도스 산토스 감독은 크루즈 아술에 대해 "이 경기가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많은 1대1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고, "우리는 아직 이 대회를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이 더 유리하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크루즈 아술은 이 대회 최다 우승(7회)을 자랑하는 전통의 강호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다.
크루즈 아술의 홈인 멕시코 매체의 분석도 흥미롭다.
멕시코 '올레'는 손흥민의 역할 변화에 주목했다.
매체는 "도스 산토스 감독이 공격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손흥민을 박스 안에 고정시키지 않고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를 측면이나 최전방에 묶어두는 대신, 더 넓은 공간에서 움직이게 하면서 공격 전개를 이끄는 역할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올랜도전에서도 손흥민은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득점을 만들어냈다"며 "네이선 오르다스가 중앙에서 수비를 끌어당기고, 손흥민이 그 뒤에서 공간을 활용하는 구조는 LAFC 공격의 핵심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는 크루스 아술 상대로도 적용될 확률이 높다"면서 경고를 보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LAFC가 우위다.
크루즈 아술은 최근 리그 경기에서 파추카에 1-2로 패하는 등 4경기에서 3무 1패로 승리가 없다. 반면 LAFC는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상승세를 유지하며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 침묵을 깨고 골을 기록한다면 의미는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선다.
팀의 챔피언스컵 우승 도전에 결정적인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오는 6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이 다시 득점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이미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골이다.
사진=연합뉴스 / LAFC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