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과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에세키엘 라베치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던 시절 중국 선수들의 기량을 믿지 못해 외국인 선수들끼리 의존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중국 팬들은 자국 선수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24일(한국시간) "중국 슈퍼리그 출신 라베치는 '중국에서 뛰는 게 너무 피곤하고 중국 동료들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라베치는 "중국 슈퍼리그 경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외에는 믿을 만한 동료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더 많은 책임을 떠맡아야 했다"고 말했다.
시나닷컴은 라베치의 발언에 대해 "당시 골드머니 시대였던 슈퍼리그의 본질을 정확히 지적한 것이었다"고 자조했다.
당시 슈퍼리그는 ‘3+1 외국인 선수 제도(3명의 외국인+1명의 아시아 쿼터)’를 시행했다. 대부분 팀의 전술 체계가 외국인 선수 중심으로 구축됐다.
공격은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결정력에 의존했고, 중원은 외국인 플레이메이커가 템포 조율했으며, 수비 역시 외국인 센터백이 지탱하는 경우가 많았다. 라베치가 몸담았던 허베이 화샤 싱푸 역시 라베치와 제르비뉴가 공격을 이끌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중원에서 수비를 책임지며 팀 전반을 떠받쳤다.
라베치 개인의 활약만 놓고 봐도, 그는 당시 팀의 절대적 핵심이었다. 4시즌 동안 45골 36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의 중심이자 전술 변화의 열쇠로 활약했다.
때로는 후방으로 내려와 공격을 이끌고, 때로는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했으며, 필요하다면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했다. 이런 ‘멀티 플레이어’ 역할은 곧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된 책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시나닷컴은 "당시 중국 선수들은 개인 기술과 전술 이해도에서 유럽, 남미 선수들과 격차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고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동시에 본토 선수들에게 가까이서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팬들은 라베치의 발언 중 “세 명의 외국인 외에는 믿을 수 없었다”는 표현에 "중국 선수들을 무시했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시나닷컴은 "2000년대 이후 중국 축구 유소년 시스템은 침체기에 빠졌고, 2015년 전후의 세대는 그 ‘단절기’를 그대로 겪은 선수들이었다"면서 "기술 세부사항이나 대회 경험에서 외국인 선수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유럽 정상 무대에서 뛰던 라베치 기준에서 볼 때, 이런 차이는 ‘의지할 수 없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중국 선수들의 수준이 낮았던 게 사실이었다고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시나닷컴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