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김지수 기자) "사실 수술을 미루고 계속 던져보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는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주사 치료 및 재활과 수술이 모두 가능하다는 소견이 나왔던 가운데 미래를 위해 수술을 결정했다.
KIA는 이의리의 수술을 결정했던 당시 2위 LG 트윈스에 2.5경기 차로 쫓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선두 수성과 우승 도전을 위해서는 투수 한 명이 더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줄기차게 이의리에게 수술을 권유했다.
정작 이의리 본인은 '수술할 결심'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야구를 시작한 뒤 부상으로 장기간 쉬어갔던 경험이 없었던 데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던져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의리는 수술 전이었던 지난해 4월 10일 광주 LG전에서 1⅓이닝 5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왼쪽 팔꿈치 불편함으로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왼쪽 팔꿈치 근육 염좌 진단을 받았고, 결국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회복에 집중한 이의리는 지난해 5월 29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 3이닝 4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3실점으로 복귀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후 병원 검진에서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 수술과 함께 2024 시즌을 조기에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의리는 다행히 수술 후 성실히 재활에 임하면서 순조롭게 왼팔 상태를 회복 중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시작된 팀의 1차 스프링캠프에도 합류, 8일까지 총 5차례 풀펜 피칭을 실시했다.
이의리는 "회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며 "수술 전에도 어느 정도 통증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아픈 부분에는 조금 무뎌져 있었다. 피칭 때 크게 영향은 없었는데 막상 수술이 결정되고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그 부분이 조금 막막했다"고 돌아봤다.
이의리는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이 2024 시즌 초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부터 수술을 권했던 뒷얘기도 털어놨다. 이범호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에도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와 팀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이의리는 "지난해 4월 처음 팔꿈치가 아팠을 때 이범호 감독님께서 곧바로 수술을 하자고 하셨다"며 "감독님은 '이기기 위해 너의 선수 생명을 갉아서 먹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나는 더 던져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작년 5월 29일) 창원에서 던지고 더는 안 될 것 같다고 느꼈고,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다행히 수술과 재활 과정이 마냥 외롭고 힘들지 않았다. 구단의 배려로 일본에서 수술을 진행했고, 트레이닝 파트도 함께 동행하면서 선수의 회복을 도왔다.
이의리는 "수술이 정말 잘 됐다.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일본에서 수술을 받게 해주셨다. 첫 단추부터 잘 꿰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며 "수술 후 재활도 트레이너님이 즐겁게 함께 해주셨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의리는 현재 재활 페이스라면 오는 6월에는 2025 시즌 1군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IA 선수들도 이의리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할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면서 긍정의 기운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KIA 투수진 최고참 양현종은 지난 8일 이의리의 불펜 피칭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공 한 번 살벌하다!"고 큰 소리로 말하면서 후배의 기를 살려줬다.
이의리는 "수술과 재활은 우선 앞으로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그만큼 열심히 했다. 다시는 아프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KIA 타이거즈/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