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임대생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실제로 보게될 수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출신 공격수 마티스 텔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헀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4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마티스 텔을 기용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이 공개됐다"며 텔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경우 손흥민이 벤치로 밀려날 수 있다고 했다.
매체는 "텔은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왼쪽 윙어로 출전했다. 오른쪽에서도 뛸 수 있지만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은 9번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어다"라고 설명했다. 왼쪽 윙어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줄곧 주전으로 뛰는 자리다. 손흥민과 텔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매체는 손흥민이 이번 시즌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손흥민은 높은 기준으로 보면 중간 수준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한 매체는 "여전히 토트넘 주장이며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손흥민은 현재 경험이 부족한 선수단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몸이 건강할 때 손흥민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명단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겨울에 지쳐보였다. 텔은 벤치에서, 또는 손흥민이 휴식을 필요로 할 때 잠재적인 높은 수준의 로테이션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은 텔과의 경쟁을 받아들이기 위해 오른쪽 측면으로 갈 수도 있지만 손흥민은 왼쪽에서 더 편안하다"며 손흥민과 텔이 경쟁 체제에 놓일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만약 텔이 왼쪽 측면에 배치될 경우를 고려한 토트넘 베스트 11을 예상하며 텔,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스리톱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왼쪽 측면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던 손흥민이 벤치 자원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프랑스 출신 공격수 텔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토트넘으로 임대 온 유망주다. 지난 4일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티스 텔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구단에 합류했다. 올 여름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됐으며 텔의 등번호는 11번이다"라고 알렸다.
2005년생인 텔은 2022년 여름 프랑스 스타드 렌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빅클럽에 입성했다. 17세의 나이에 이적료가 무려 400억원이었다. 뮌헨이 텔의 잠재력만 보고 투자한 것이었다.
텔은 이적 첫 시즌 분데스리가 22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며 리그 30경기 7골 5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텔을 둘러싼 상황은 이번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임하고 많이 달라졌다. 분데스리가 8경기를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14경기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이에 텔은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이적을 요청했고, 뮌헨도 이를 받아들였다. 처음 토트넘 텔을 영입하기 위해 접근했으나 텔이 토트넘의 제안을 거부하며 이적이 불발되는 듯했다.
그러나 텔은 마음을 바꿔 이적이 아닌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하게 됐다. 왼쪽 날개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 있는 텔은 손흥민의 경쟁자이자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였는데 일단 영국 현지에서는 텔이 손흥민을 밀어낼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이브닝 스탠더드의 설명대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조금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한 달 가량 뛰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텔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휴식을 취할 때다.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부터 텔이 손흥민을 밀어낼 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는 "텔을 위해 자리를 비워야 하는 선수는 손흥민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어난 선수로 활약했고, 의심할 여지 없이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이지만 대부분 팬이 인정했듯 예전에 비해 훨씬 덜 효과적이다"라며 "마무리 능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하지만 페널티 지역 밖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은 극단적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카라바오컵 결승에 진출할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버풀을 이겨야 하며, 역동성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텔은 그걸 제공할 수 있지만 손흥민은 그럴 수 없다"며 더 젊은 텔이 손흥민 대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텔을 적극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축구 매체 풋몹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텔은 매우 야심에 찬 선수다. 우리가 올바른 정신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확신을 더욱 갖게 됐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매우 강하다.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든다"며 "텔이 토트넘에서 정말 좋은 자리를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이에 관계 없이, 텔은 이곳에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앞으로 텔을 적극 기용한다면 스트라이커 혹은 왼쪽 공격수 자리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텔이 왼쪽에 자주 나선다면 손흥민의 출전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사진=토트넘,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