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치명적 연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와 최소 4위 확보에 한숨을 돌린 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단 한 경기지만 '1승'의 의미는 양 팀 모두에게 매우 크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과 혈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과 NC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16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장원준, NC는 이재학이 선발투수로 출격해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NC가 8승 7패로 두산에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기를 앞둔 분위기는 NC가 밝은 편이다. NC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 한화를 제압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승률 0.533으로 SSG 랜더스와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두산과 정규리그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단독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NC는 지난달 말 8연패에 빠지면서 주춤했지만 일단 한화를 상대로 연승을 따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KT 위즈와 2위 다툼을 벌이다 3~5위 싸움으로 밀려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일단 가장 높은 위치에서 가을 야구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SSG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태라 두산만 이긴다면 정규리그 잔여 4경기 결과에 따라 자력으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두산은 지난 10일 KT에 4-5로 석패한 데 이어 11일 롯데에 3-14로 완패를 당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공동 3위 NC, SSG에 1.5경기 차로 밀리게 됐다. 두산이 정규리그 잔여 6경기, NC가 5경기, SSG가 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자력으로 3, 4위 탈환은 불가능하다.
NC와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까지 내준다면 5위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현재는 외려 6위 KIA 타이거즈가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2경기 차로 뒤쫓고 있는 부분까지 신경이 쓰인다.
NC는 장원준에게 강했던 타자들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서호은 올 시즌 장원준을 상대로 8타수 6안타 1홈런으로 펄펄 날면서 천적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이달 들어 타율 0.200(25타수 5안타)으로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하면 선발 라인업에서 전진 배치돼 승부의 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장원준의 '처남' 박건우도 올해 장원준 상대 4타수 2안타 2볼넷으로 강세였다. 외국인 타자 마틴도 7타수 2안타로 나쁘지 않은 상성을 보여줬다. 마틴의 경우 10월 9경기에서 타율 0.323(31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팀 내 가장 페이스가 좋다.
이재학의 존재도 NC의 밑는 구석이다. 이재학은 올 시즌 두산전 1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재학이 지난 5일 SSG전에서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3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두산에게는 강세였다.
이재학은 지난해에도 두산 상대 3경기(2선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9로 '곰 킬러'로 두산에 악명을 떨쳤다. 한국시리즈 등 큰 경기 경험도 적지 않은 만큼 미리보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올 시즌 NC 마운드만 만나면 작아졌던 두산은 타자들이 이재학을 비롯한 NC 투수진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두산은 올 시즌 NC를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팀 타율 0.221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 타율 0.240과도 차이가 컸다.
지난해까지 NC에 몸 담았던 주전포수 양의지가 13경기 타율 0.359(39타수 14안타) 1홈런 2타점 OPS 1.023, 강승호가 12경기 타율 0.324(37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OPS 0.973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NC전은 늘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재환, 허경민, 김재호 등 베테랑들이 정규리그 막판 타격 슬럼프에 빠진 것도 불안 요소다.
장원준이 올 시즌 NC전 성적이 준수했던 점은 긍정적이다. 장원준은 정규리그에서 NC 상대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81로 나쁘지 않은 상성을 보여줬다. 박민우(6타수 1안타), 손아섭(10타수 2안타) 등 NC 주축 좌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던 가운데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도 제 몫을 해내느냐에 따라 두산의 가을야구 시작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 강인권 NC 감독의 지략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두 사령탑 모두 포스트시즌 마지막 예비고사를 치르는 심정으로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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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