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권동환 기자) 최근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의 구애를 받고 있는 양현준(강원FC)이 유럽 진출을 위한 굳은 의지를 강조했다.
양현준은 지난 25일 수원종합윤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수원FC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셀틱 이적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리그 11위에 위치한 강원은 지난 15일 최용수 감독을 경질하고 윤정환 감독을 선임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윤 감독 체제에서 치른 첫 대결에서 강원은 이정협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전 홈팀 장신 공격수 라스에게 동점포를 맞아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양현준은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윤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양현준은 먼저 "이기고 있었는데 지키지 못해 정말 아쉽고 윤정환 감독님께서 오셨는데 승리를 못 안겨 드려서 죄송스럽다"라며 "경기력도 나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에 좀 아쉽다"라며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또 "일단 우리가 강등권에 있기에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상황인데, 이기고 있던 경기를 비겨서 분위기가 좀 가라앉은 거 같다"라며 "형들께서 다음 경기가 있으니 다음 경기를 목표로 하고, 꼭 이기자고 이야기하는 중이다"라며 다음 라운드 승리를 다짐했다.
이후 양현준은 최근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인 유럽 진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강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양현준 선수가 셀틱에 5월 말 오퍼를 받았다"라며 유럽 구단의 제의를 인정했다. 강원 측은 "현재 구단 성적이 좋지 않아 이적 후 재임대로 강원에 반년 머무르는 것도 (셀틱에)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셀틱이 여름 이적을 원하고 있다. 선수가 우리에게 중요해 보내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셀틱은 지난 1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이적해 활약하는 팀으로, 현재 오현규 외에도 일본 선수가 5명이나 있다.
호주 국가대표 미드필더 애런 무이도 셀틱 소속이다. 호주 출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얼마 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동한 뒤 브랜단 로저스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부임했으나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러브콜은 계속 하고 있고 그 중 한 명이 양현준이다.
문제는 구단 성적이 강등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그 19라운드를 치르며 시즌 반화점을 돈 현재 강원은 승점 13(2승7무10패)으로 11위 머물러 있다. 최하위에 있는 수원삼성(2승2무14패·승점 9)과의 승점 차는 불과 4점이다.
자칫하다가는 다이렉트 강등이 될 수 있다보니 강원은 지난 시즌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앙현준을 시즌 중에 내보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유렵 진출 기회를 얻은 양현준은 먼저 "유럽에 가는 건 모든 선수들의 꿈이기에 나 역시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럽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솔직하게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지금은 강원 소속이기에 강원 팬들과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의 마인드라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강원 구단)대표님과 단장님, 또 감독님께도 쉽지 않은 기회여서 일단 가고 싶다는 이야기는 드렸다"라며 확고한 유럽 진출 의지를 밝혔다.
강원이 제안하는 겨울 이적에 대해선 "여름에 가야 적응하기도 편하고,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작년에도 미국에서 제안이 왔을 때 유럽에 가는 게 목표였기에 강원에 남았다"라며 한 번 해외 진출을 포기했기 때문에 이번엔 가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유럽에서 (제안이)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줘 보내준다고 했기 때문에 가고 싶다"라고 했다.
혹시나 강원에 잔류하게 될 경우에 대해선 "내 마음은 (유럽에)가고 싶은 게 변함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프로로서 강원 소속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입장에선 윤정환 새 감독이 와서 잔류에 박차를 가하는 와중에 양현준이 이탈하면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기게 된다. 반면 양현준은 오현규가 셀틱에 갈 때처럼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수의 앞 길 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적료도 수십억원 수준으로 셀틱이 넉넉하게 제시한 만큼 강원 입장에선 손해보는 게 아니라는 태도다.
사진=수원,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