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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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하율리 "王 이준호와 대면 신, 너무 화났다"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1.09 12: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하율리가 이준호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밝혔다.

뜨거운 화제성으로 막을 내린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은 전국 시청률 17.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율리는 '옷소매'에서 성덕임(이세영 분)의 절친한 동무이자 침방 나인 배경희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경희는 냉철한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누구보다 친구들을 사랑하며, 후에는 제조상궁의 자리까지 오른 캐릭터다.

엑스포츠뉴스는 지난 7일 하율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왜 경희는 궁녀가 됐을까. 극중 배경희는 역관 아버지를 둔 소위 부잣집 딸이다. 이에 대해 하율리는 "원작에서는 집이 어려웠는데 궁에 들어가면서 부자가 되는 스토리다. 근데 그 지점을 가져오기에는 경희가 이미 너무 잘난체가 만땅인 아이였다. 그래서 그냥 제조상궁이라는 꿈이 있어서 들어왔다고 잡고 시작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경희는 궁녀로서 내 옷을 만들고 내 작품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궁녀가 된 게 아닐까 싶다. 찾아보니 궁녀는 나라의 공무원 느낌이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해서 분석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제조상궁이 꿈이었던 배경희는 일생을 함께한 친구 성덕임, 손영희(이은샘), 김복연(이민지)가 모두 죽은 후에도 궁에 홀로 남아 제조상궁이 됐다. 하율리는 "감독님이랑 얘기를 했던 부분인데 시간이 많이 흘렀고, 어찌됐든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단단해지기 마련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나이 차이가 컸다 보니까 스태프분들이 외형적인 부분을 많이 도와주시고 고민해주셨다. 경희의 풍채를 좀 더 살리기 위해서 라면을 먹고 촬영장에 가기도 했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하율리가 해석한 제조상궁 배경희에 대해 묻자 "친구들이 다 떠나가 버렸으니까 이 삶에 미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경희가 갖고 있는 카리스마가 생기고 왕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 경희스러움을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혼자 남은 배경희를 연기한 하율리는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 저는 제조상궁은 절대 울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경희는 절대 울지 않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혼자 간직하는, 그런 고집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산(이준호)이 덕임이의 유품을 만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제가 옆에 구석에 같이 있었다. 근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오더라. 내가 친구들을 정말 많이 아끼고 그리워하는구나 싶었다. 동시에 경희한테는 친구들과 한 약조가 있으니까 그 약속만 믿고 이겨내고 버틴 것 같다"고 전해 여운을 남겼다.

극중 정조 이산과 제조상궁 배경희의 대면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덕임을 잊고 살던 이산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의 흔적을 찾는다. 성덕임의 유품은 배경희가 간직하고 있었던 것.

그때 경희의 마음은 어땠을지에 대해 하율리는 "많이 화났다. 그래놓고서는 "내 빈이다!"라면서 화를 내질 않나"라며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하율리는 "사실 경희는 처음부터 왕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경희는 왕이 덕임이한테 승은을 내린 것부터 시작해서 승은 상궁이라는 것에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아이는 아니다. 왕보다는 덕임이가 우선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화가 많았던 것 같다. 덕임이의 마지막도 내가 못 봤는데, 몇 년 동안 한 번도 기억하지 않아놓고 이제 와서 유품을 달라고 하니 이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지 않나"라고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나 잃을 거 없어. 할 말 할 거야' 하는 경희가 된 거고, 아무래도 화가 있는 상태로 왕에게 이야기를 한 거다. 그리고 사실 한편으로는 산이가 아직 덕임이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왕에게 대답을 하면서 도발을 하다가 왕이 "내 빈이다"라고 했을 때 '아직 그대로구나' 생각하고 예의를 차린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하율리는 "감독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이산과의 대면 신에서 감독님께 '언제 눈을 쳐다봐야 임팩트가 있을까요?' 하면서 고민을 했다. 감독님께서 덕임이와의 약조를 말할 때 쳐다보자고 하시더라. 그때 가장 힘이 있을 거라고. 그 부분이 잘 표현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품을 주는 것까지 연결이 된다고 생각했다. 유일하게 덕임이에 대해 알고 있는 두 사람이지 않나. 덕임이를 사랑하는, 그러다 보니 서로 위로하는 존재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더 어른스럽게 왕에게 '작은 허세'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위로를 드리려고 했었던 것도 있다. 근데 "다물어라" 하니까... '나는 위로를 건넸는데 다물어라?' 울컥한 것도 있었다. (웃음)"라고 덧붙였다.

이런 하율리에게 기억, 고민, 만족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다. 먼저 하율리는 "궁녀즈가 모이는 대청마루가 있다. 같이 바느질도 하고 제가 싸우고 앉아있었던 그 공간도 대청마루다. 저희의 모임 장소였는데, 그 장소가 나왔던 장면은 저에게 있어 너무 애틋한 장면이다. 거기서 서로 슬픔, 화, 위로 등 감정을 나눴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고민을 거듭한 신에 대해서는 "모든 장면을 다 고민했지만 그중에 어려운 걸 꼽자면 제조상궁 신이다. 어찌 됐든 그전의 전개는 제 나이 선에서 할 수 있는 건데 제조상궁은 제가 혼자 제 나이가 아닌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지점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사극에 상궁 마마님들 나오는 건 진짜 다 찾아봤던 것 같다. 촬영장 들어가기 전까지도 '집에 가고 싶다. 이걸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하율리는 "만족했던 신은 싸우고 온 장면. 연기가 만족스럽다기보다는 경희가 내 친구들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캐릭터라는 것, 경희의 의리는 이 정도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원작을 읽으면서도 이 장면이 꼭 있기를 바랐었다. 후반부에 의미있게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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