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움직임은 좋았다. 슈팅 직전까지는 흡사 4년 전과 똑같았다. 그러나 차이를 보인 것은 마무리였다. 이탈리아의 숨통을 끊지 못한 스페인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이야기다.
스페인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에 위치한 그단스크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2' C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후보로 불리는 팀들의 대결답게 90분간 눈이 즐거운 경기가 펼쳐졌고 한 쪽의 승리가 아닌 무승부가 공평한 느낌을 주는 명품 대결이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 중심에는 명품의 방점을 찍을 수 있었던 토레스가 있다. 토레스의 아쉬움은 벤치에서 시작한 데부터 출발한다. 이날 토레스는 선발 출전이 아닌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후반 30분에서야 출전 명령을 받을 수 있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에 자신의 자리를 내준 토레스는 이를 의식해선지 투입 직후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밀집된 상대 중앙 수비 사이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2선까지 내려오는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었다. 토레스의 몸이 가볍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은 후반 31분이었다.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며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토레스는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당시 스코어가 1-1 이었기에 토레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스페인이 승리에 한 발 다가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토레스는 우물쭈물하다 볼 컨트롤을 미스하며 부폰 골키퍼에 공을 뺏기고 말았다.
아쉬운 기회를 놓친 토레스는 후반 40분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맞았다. 순간 역습으로 상대 수비보다 공격 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토레스는 옆에 홀로 있던 헤수스 나바스에 볼을 주지 않고 본인이 직접 로빙 슈팅으로 처리했다. 골문을 비우고 나와있던 부폰 골키퍼를 보고 내린 감각적인 결정이었지만 슈팅은 감각적이지 못했고 그대로 골문을 넘어갔다.
두 차례 좋은 기회를 헌납한 토레스에 스페인 언론도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스포츠 언론인 '아스'는 "토레스가 득점에 실패했다(Faltó el gol de Torres)"고 제목을 잡았고 '마르카'도 "9번(토레스)이 득점에 실패했다(Sólo faltó el gol del 9)"고 크게 보도했다.
[사진 = 마르카(上)와 아스(下)의 보도내용 (C) 아스, 마르카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