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트렌턴 브룩스가 감정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사령탑으로부터 주의를 받았지만,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설종진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지난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5차전에서 1-10으로 졌다. 전날 3-2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주중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쳤다.
키움이 이날 얻은 유일한 1점은 외국인 타자 브룩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브룩스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1루에서 한화 선발투수 정우주에게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브룩스의 이날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2회말 첫 타석과 7회말 세 번째 타석 삼진, 9회말 마지막 타석은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유일한 안타 역시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연결된 경우였다. 결과가 좋지 않자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브룩스의 2026시즌 성적은 38경기 타율 0.222(135타수 30안타) 16타점 OPS 0.561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홈런이 없는 데다 정교함, 선구안, 파워까지 어느 하나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가뜩이나 약한 타선의 무게감이 브룩스의 부진으로 더 심화됐다.
설종진 감독은 브룩스를 몇 차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거나 하위 타선에 배치하는 등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국내 타자 2명 이상의 몫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타자가 오히려 팀에 짐이 되고 있다.
브룩스는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한화전에서는 범타로 물러난 뒤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던지거나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내동댕이 치려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도 비슷한 행동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선수가 자신의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경기 중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를 꼭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가 거의 매 경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얘기가 다르다.
설종진 감독은 일단 브룩스에게 주의를 줬다. 브룩스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1군 엔트리 말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종진 감독은 "브룩스를 따로 불러서 그런 행동은 잘못된 거라고 얘기했다. 본인 이미지에만 안 좋고, 팀에도 해가 된다고 했다"며 "굳이 분이 안 풀리면 관중들에게 보이지 않는 더그아웃 뒤에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브룩스는 좋아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선수와 계속 대화 중이다. 어떻게 활용할지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브룩스의 반등을 위해 도와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키움은 2024시즌 중 부상으로 팀을 떠났던 로니 도슨을 마지막으로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야시엘 푸이그는 성적 부진으로 일찌감치 퇴출됐고, 루벤 카디네스는 잦은 잔병치레로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브룩스도 현재까지는 키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5월까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키움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