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7)가 멀티 출루와 타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다만 팀 패배로 그 성과는 빛을 잃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더블헤더 2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5-6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샌프란시스코는 더블헤더 두 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는 물론 필라델피아에 시리즈 스윕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맷 채프먼(3루수)~루이스 아라에스(2루수)~케이시 슈미트(지명타자)~라파엘 데버스(1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이정후(우익수)~에릭 하스(포수)~드류 길버트(중견수) 순으로 나섰다. 선발로는 우완 에이드리언 하우저가 등판했다.
홈 팀 필라델피아는 트레이 터너(유격수)~카일 슈와버(좌익수)~브라이스 하퍼(지명타자)~아돌리스 가르시아(우익수)~브라이슨 스탓(2루수)~알렉 봄(3루수)~저스틴 크로포드(중견수)~펠릭스 레예스(1루수)~개릿 스텁스(포수)로 타순을 구성했다. 좌완 팀 메이자가 오프너로 나섰다.
지난달 30일 열렸어야 할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며 이날 더블헤더 일정을 치르게 된 가운데, 1차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한 이정후는 2차전 7번 타자 우익수로 다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시즌 타율은 0.297(111타수 33안타)로 상승하며 3할 진입을 다시 눈 앞에 두게 됐다.
이날 경기 초반 주도권은 필라델피아가 잡았다. 1회말 선두 타자 터너가 초구부터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데 이어 2번 슈와버까지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내며 필라델피아가 시작부터 두 점을 앞서갔다.
이정후의 첫 타석은 2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찾아왔는데, 하마터면 억울한 삼진으로 물러날 뻔 했으나 적절한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독 시스템) 챌린지 활용 덕에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이후 메이자의 4구 째 87.3마일(약 140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만 후속 타자들이 침묵하며 샌프란시스코는 만회 득점 기회를 놓쳤다.
이정후는 이어 4회초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그는 바뀐 투수 놀란 호프먼과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2볼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 째 92.8마일(약 149km/h) 직구를 받아쳐 유격수 팝플라이 아웃됐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4회와 5회 라모스와 데버스가 각각 희생타로 타점을 올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균형은 5회말 다시 깨졌다. 필라델피아의 가르시아가 2타점 적시타를 통해 두 점차 리드를 되찾았다.
6회초 선두 타자로 이날 세 번쨰 타석을 맞이한 이정후는 우완 조너선 보울란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 출루를 완성했다.
이후 경기장에 폭우가 내리며 경기가 잠시 중단됐는데, 재개 이후 길버트의 2루타, 채프먼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아라에스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 때 3루 주자 이정후가 홈을 밟으며 득점을 올렸다.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팽팽한 4-4의 균형은 9회초에 드디어 깨졌다. 1사에서 슈미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데버스가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1, 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아다메스가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필라델피아 좌완 호세 알바라도의 초구 99.9마일(약 160km/h) 빠른 싱커를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3루 주자 슈미트가 홈을 밟으며 귀중한 타점이 완성됐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막판 이정후가 만들어낸 이 값진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8회에 이어 등판한 투수 키튼 윈이 9회말 첫 두 타자인 마시와 스텁스를 각각 2루타와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터너로부터 병살타를 이끌어냈지만 끝내 슈와버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5-5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2사 2루 끝내기 위기까지 몰렸는데, 일단 가르시아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는 연장으로 향하게 됐다.
10회초 승부치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다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라모스의 타구가 2루수를 맞고 굴절되며 중전 안타로 연결됐다.
2루 주자 길버트가 충분히 홈까지 파고들 수 있었을 법한 타구였으나 3루 주루코치의 판단 미스로 주자가 멈춰섰다.
결국 이후 채프먼, 아라에스, 슈미트가 각각 삼진, 직선타, 뜬공으로 아웃되며 절호의 득점 기회가 날아가버렸다.
기회를 놓친 대가는 참담했다. 10회말 필라델피아의 선두타자 스탓이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를 3루로 보냈고, 이후 봄이 희생 플라이를 쏘아올리며 끝내기 타점을 완성했다.
결국 한 번의 흐름이 승부를 갈랐다. 이정후가 경기 후반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팀에 리드를 안겼지만, 불펜 붕괴와 아쉬운 주루 판단이 겹치며 값진 승리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더블헤더에서 연이어 끝내기 패배를 떠안은 샌프란시스코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기회를 놓친 채 무거운 분위기 속에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을 떠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 출루와 값진 타점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정후의 활약만큼은 분명했다. 패배 속에서도 가장 빛난 이름은 결국 이정후였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