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어디까지나 '임시' 마무리지만, 그 결과물은 심상찮다.
롯데 자이언츠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 홈게임에서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무패 행진(3승 1무)을 이어가게 됐다.
7회까지 2-4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8회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손성빈과 조세진의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호준의 우익수 쪽 안타로 5-4로 리드를 잡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롯데는 1사 후 전준우가 우익수 옆 빗맞은 안타로 타점 하나를 올렸다. 여기에 손호영의 내야 뜬공을 2루수 손용준이 놓치면서 한 점이 더 들어와 롯데는 3점 차로 앞서나갔다.
9회 리드를 지키기 위해 롯데는 윤성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추격하던 시점부터 몸을 풀고 있었던 그는 그대로 등판했다.
첫 타자 이영빈을 상대한 윤성빈은 150km/h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지만, 3볼 0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잡은 그는 5구째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다. 장타가 되는 듯했으나, 우익수 조세진이 워닝트랙에서 잡아내면서 1아웃이 됐다.
이어 대타 추세현에게도 3볼이 된 후 3루수 강습 내야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재원에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3구 삼진을 잡은 윤성빈은 천성호를 상대로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 실점 없이 세이브를 따냈다. 올해 시범경기 2번째 기록이었다.
사령탑도 만족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마무리 윤성빈이 잘 막아줬다"며 투구 내용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윤성빈은 "아직 뭔가 다 올라오지는 않은 느낌이다. 스피드도 작년보다는 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벤치의 격려가 있었다. 윤성빈은 "1아웃 이후 안타를 맞은 후에 감독님이 박수를 쳐주셨다. 마운드에서 그냥 던지라는 말 같아서 가운데 보고 세게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밸런스대로만 던지면 자신 있는 것 같다"는 말도 이어갔다.
현재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이 비시즌 교통사고로 인해 몸을 끌어올리는 속도가 늦은 편이다. 이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윤성빈이 마지막 투수로 나서고 있다. 12일 KT전, 그리고 15일 LG전까지 2번의 세이브를 따내 시범경기 1위에 올랐다.
다만 주자를 내보내거나 실점하는 등 아직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성빈은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아서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무리는 뒤가 없는 자리지만, 오히려 윤성빈은 "난 뒤가 있다고 생각한다. 볼넷 주고 위험하면 뒤에 투수가 많다"며 임시 자리를 즐기고 있다. 그는 "내 뒤에 아무도 없다고 당당하게 던지고 있지 않는 게 나만의 방법이다. 뒤가 있으니 편하게 던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윤성빈은 지난해 새로운 야구 인생이 열렸다. 유망주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동안 1군 단 3경기 등판에 그쳤다. 부진과 부상 등이 겹치면서 잊힌 선수가 되는 듯했다.
그랬던 윤성빈은 지난해 한 단계 발전했다. 첫 등판(5월 2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2군에서 재정비 후 불펜으로 전환해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홈 최종전인 9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트랙맨 데이터로 160.2km/h를 찍었다.
윤성빈은 "결국 경험이다"라며 "감독님도 편한 상황에 내보내주시고, 김상진 코치님도 '고개 들고 당당히 던져라. 볼넷 주더라도 강하게 던져라'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윤성빈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1차 목표고, (김)원중이 형이나 (최)준용이가 올 때까지 뒤에서 든든하게 막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폼만 보면 개막 엔트리 진입이 1차 목표라는 게 지나친 겸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윤성빈은 "내가 항상 안정적인 투수라면 이 말이 위선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나도 하루하루 불안감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떨지, 감각이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매일 불안감에 있다"고 고백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