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2024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미국 투수 애런 윌커슨이 2026시즌을 앞두고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3~2024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애런 윌커슨이 대만프로야구(CPBL) 무대로 향한다.
CPBL 푸방 가디언스는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윌커슨을 2026시즌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다"며 "윌커슨은 내년 2월 대만에 도착해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또 "윌커슨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리그에서 뛰어난 투구와 안정적인 볼 컨트롤 능력을 보여줬다"며 "아시아 야구에도 익숙한 경험 많은 투수인 만큼 구단의 새 시전 선발 로테이션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9년생인 윌커슨은 미국 출신 우완이다. 신장 188cm, 체중 104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췄다. 201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미국 투수 애런 윌커슨이 2026시즌을 앞두고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윌커슨은 2019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 35⅓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6.88로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0~2021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만 보낸 뒤 2022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을 맺고 아시아 야구에 도전했다.
윌커슨은 한신에서 14경기 70⅓이닝 5승5패 평균자책점 4.0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외국인 투수에게 바라는 기대치에는 못 미쳤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윌커슨의 다음 행선지는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였다. 2023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와 계약을 맺고 한국으로 왔다. 별도 적응기가 없었던 상태에서도 13경기에 나와 79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윌커슨은 2024시즌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32경기 196⅔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의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평균자책점은 높은 편이었지만, 리그 전체에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데다 최다 이닝 1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이닝 이팅 능력으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8회나 기록하는 등 계산이 확실하게 서는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3~2024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미국 투수 애런 윌커슨이 2026시즌을 앞두고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롯데팬들은 늘 장발 헤어 스타일과 긴 수염을 유지하는 윌커슨에게 '사직 예수'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줬다. 다만 윌커슨이 2024시즌을 마친 뒤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롯데와 동행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롯데는 윌커슨과 재계약 대신 터커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윌커슨은 2025시즌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뒤 2026시즌 다시 아시아 무대로 돌아왔다. 롯데가 윌커슨의 보류권을 풀면서 KBO리그 구단들과 계약도 가능했지만, 한국에서는 오퍼가 없었다. 결국 대만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윌커슨이 만약 2026시즌 푸방 가디언스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리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기량이 검증됐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