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예상대로다.
왜 자신이 '셔틀콕 여제'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안세영(23·삼성생명)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선정하는 '올해의 여자 선수'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배드민턴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BWF는 15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 갈라 디너 행사에서 2025 시즌 BWF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올해의 선수로 호명됐다. 여자 선수가 BWF 올해의 선수상을 3년 연속 수상한 것은 안세영이 사상 최초다.
여기에 더해, 동료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하는 '플레이어스 플레이어 오브 더 이어(Player’s Player of the Year)'까지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BWF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수상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한 시즌 동안 보여준 탁월한 기량과 꾸준함, 페어플레이 정신, 그리고 선수로서의 품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상은 BWF 회장 쿤잉 파타마 리스와드트라쿨이 직접 진행했다.
안세영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더 노력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플레이어스 플레이어 오브 더 이어는 다른 선수들이 직접 뽑아준 상이어서 더 특별하다. 경쟁자들이 보내준 사랑과 존중을 느낄 수 있는 상"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상들은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동기부여라고 생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공식 채널 '올림픽닷컴' 역시 같은 날 보도를 통해 안세영의 3년 연속 수상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안세영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3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고 전하며, "지난해 처음 제정된 여자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역시 2년 연속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남자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도 3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사례는 린단(2006~2008), 리총웨이(2009~2011, 2013, 2016) 단 두 명뿐이다.
이번 수상은 안세영의 2025시즌 압도적인 성과를 반영한다.
안세영은 올 시즌 말레이시아오픈(슈퍼1000)을 시작으로 인도오픈(슈퍼750), 오를레앙 마스터즈(슈퍼300), 전영오픈(슈퍼10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1000), 일본오픈(슈퍼750), 차이나 마스터즈(슈퍼750), 덴마크오픈(슈퍼750), 프랑스오픈(슈퍼750), 호주오픈(슈퍼500)까지 정상에 오르며 여자 단식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개인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도 새로 썼다. 2023년 자신이 작성했던 여자 단식 시즌 최다 우승 기록(9승)을 스스로 경신한 성과다.
이 시점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11번째 우승, 즉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이다.
현재 배드민턴 역사에서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은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남자 단식에서 세운 11승이다.
여자 단식에서는 이 기록에 도달한 선수조차 없었고, 남녀를 통틀어도 단 한 명만이 달성한 수치다. 안세영이 시즌 최종전인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우승할 경우, 이 전설적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BWF 역시 안세영의 시즌을 '기록의 연속'으로 평가했다.
BWF는 "안세영은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최소 준결승에 오를 경우, 6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을 확정하게 된다"며 이번 대회의 상징성을 다시 언급했다.
시즌 최종전인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에서도 안세영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으로,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 미야자키 도모카(이상 일본), 푸트리 쿠스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BWF는 "조별리그 상위 2명만 준결승에 진출하는 만큼 쉽지 않은 일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올 시즌 경기력과 완성도를 고려하면 안세영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동시에 안세영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도 있다.
상대 전적에서 팽팽하게 맞섰던 천위페이가 국가별 출전 제한 규정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면서, 최대 변수 하나가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만약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정상에 선다면, 그의 2025시즌은 단순한 '대기록'이 아니라 여자 단식의 기준 자체를 바꾼 시즌으로 남게 된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쌓아 올린 성과만으로도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이름을 올릴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한편, 이번 갈라 어워즈에서는 한국 배드민턴의 또 다른 쾌거도 나왔다.
남자 복식 김원호–서승재 조가 올해의 남자 복식 선수로 선정되며 한국 배드민턴 최초로 해당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원호는 BWF를 통해 "항상 받고 싶었던 상이었는데, 서승재와 함께 이뤄내 더 기쁘다"며 "이번 시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BWF/BKA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