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오타니가 우리와 협상했을 때 가져간 모자, 반려견 디코이의 재킷을 이제 돌려줬으면 좋겠어요."
2023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였다. 오타니가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오자 여러 팀이 영입을 추진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그중 한 팀이었다.
오타니는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시설을 찾은 데 이어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이후 일부 매체에서는 오타니가 토론토행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흘렀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다저스와 토론토가 맞대결을 갖는다.
AP통신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기자회견에서 "오타니가 우리 팀과 협상했을 때 가져간 토론토 모자, 반려견 디코이의 재킷을 이제 우리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농담했다.
이어 "미팅 당시에는 분위기가 좋았고, 오타니도 우리 팀과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FA 시장에서는 선수의 사정과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오타니는 훌륭한 선수지만, 우리도 정말 멋진 팀이다. 이제는 우리 팀 26명의 선수에 집중할 때"라고 덧붙였다.
슈나이더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오타니는 "그건 선물이었다. 내 차고에 있다.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며 미소 지은 뒤 "선수라면 여러 팀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결정을 내려야 했다. FA의 현실은 결국 한 팀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저스는 정말 훌륭한 팀이고, 멋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지명타자로 활약하면서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투·타 겸업을 재개한 올 시즌에는 158경기 611타수 172안타 타율 0.282, 55홈런, 102타점, 출루율 0.392, 장타율 0.622를 기록했고, 투수로는 14경기 47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을 올렸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오타니의 존재감이 돋보이고 있다. 특히 오타니는 지난 18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3타수 3안타(3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6이닝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오타니에게 기대를 건다. 오타니는 24일 로저스센터에서 타격 훈련과 함께 불펜투구(39개)까지 소화했다.
데이버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아마도 3차전은 타일러 글래스노우, 4차전은 오타니가 선발 등판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