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은 20살이던 2012년 함부르크와 한국 친선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U-20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없지만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컸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이 지난 3개 대회와 다르게 국제축구연맹(FIFA) 20세(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고전 중이다.
하지만 아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파나마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는데 일본 매체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국 축구를 깎아내리고 있다.
최근 들어 U-20 월드컵 비중이 전세계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한국 축구에도 이 대회를 경험하지 않았으나 세계적인 레벨의 스타플레이어가 된 선수들도 많다. 일본 매체는 앞서 한국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땐 조용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10명으로 싸운 파라과이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1차전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1-2로 석패했던 한국은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북중미 파나마와 나란히 승점 1을 기록하고 있으나 다득점에서 뒤져(파나마 3골) B조 최하위다. 우크라이나와 파라과이가 나란히 1승1무(승점 4)다.
한국이 1~2차전에서 아쉬운 성적 낸 것은 맞지만 얼마든지 토너먼트에 오를 기회가 있다. 오는 4일 파나마와의 최종전에서 이기면 최소한 B조 3위를 확정짓고 다른 5개조 3위와 비교해 상위 4팀 안에 들 경우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을 이뤄낸다.
한국은 U-20 월드컵에서 4회 연속 출전 중인데 전부 토너먼트에 오르는 셈이다.
한국은 2017년 개최국으로 참가해 16강에 올랐고, 2년 뒤 폴란드 대회에선 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으로 각급 남자대표팀이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처음 열린 2년 전 아르헨티나 대회에선 준결승에 올라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3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발판 삼아 이번 대회 조추첨에선 톱시드(1그룹) 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매체는 이번 대회 일본의 2연승과 비교하며 한국 축구 흠집 내기에 나섰다.
일본 매체 '게키사카'는 1일 "지난 두 번의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과 4강 진출을 해낸 한국이 벼랑 끝에 몰렸다"며 "(파라과이전에서 상대 퇴장으로)수적 우위를 취한 뒤 한국은 볼 점유율을 약 70%를 기록하면서도 한국의 슈팅 수가 8개에 그쳐 0-0인 채로 끝났다"라며 꼬집었다.
이어 "최종전에서 우크라이나와 파라과이가 비길 경우 한국은 파나마전에 승리하더라도 16강 진출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2위까지 갈 수 없다. 벼랑 끝"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3개 대회에서 승점 4를 얻고도 탈락한 각 조 3위팀은 2019년 포르투갈 한 번 뿐이다. 승점4 이상을 얻으면서 조 3위가 되면 16강 갈 확률이 90.9%에 달한다.
게다가 한국인 이번 대회 앞두고 양민혁(포츠머스), 윤도영(브라이턴), 강민우(헹크), 박승수(뉴캐슬) 등 유럽에서 뛰는 해당 연령대 선수들이 소속팀 일정과 겹쳐 참가하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21명 중 19명이 국내파인 상황에서 분투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전 전반전에 두 골을 연달아 내준 이후엔 무실점 행진 중이다.
사실 한국에선 U-20 월드컵을 뛰지도 못하고 화려하게 날아오른 한국 축구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적지 않다.
'월드컵 영웅' 안정환과 프리미어리그 1호 박지성은 U-20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당시 U-19 대표팀이 탈락하는 바람에 해당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손흥민도 U-17 월드컵엔 나서 맹활약했으나 U-20 월드컵은 참가하지 않았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느라 2011년 콜롬비아 대회(한국은 16강에서 스페인에 승부차기 패)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지만 소속팀에서 쑥쑥 커서 지금의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가 됐다.
이런 한국 축구의 사정과 전례를 아는지 모르는지 일본 매체는 "한국 축구가 망했다"는 식의 악담을 퍼붓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