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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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드림즈’, 네오위즈가 이어가는 인디게임의 서사 [엑's 이슈]

기사입력 2025.09.26 15:18 / 기사수정 2025.09.26 15:18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꿈을 조종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셰이프 오브 드림즈(Shape of Dreams)'는 그 물음을 게임으로 구현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 ‘여울’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여덟 명의 여행자는 기억과 정수를 다루며 끝없는 도전에 나선다. 단 한 번의 전투에서도 수많은 가능성이 갈라지고, 그 모든 선택의 흔적이 다시 새로운 꿈으로 이어진다.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30만 장을 돌파한 이 게임은 스팀 글로벌 인기 순위 4위, 국내 2위에 오르며 단숨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동시접속자 4만 5천 명이라는 수치는 ‘인디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드림위즈가 인디 씬에서 보여온 꾸준한 발굴과 지원, 그리고 작은 개발사와의 협업이 만든 결과물이다.



개발을 맡은 리자드 스무디는 네 명 남짓한 소규모 팀이었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은 로그라이크의 무한 반복성과 MOBA 특유의 전략성을 결합하는 실험이었다. 드림위즈는 단순히 퍼블리셔로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라, 최적화와 밸런싱 과정에서 직접 힘을 보탰다.

퀘이사존과의 협업 테스트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은 결과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작은 스튜디오의 대담한 구상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드림위즈의 경험과 안목이 있었다.



게임은 매번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150종 이상의 기억과 정수를 조합해 빌드를 설계하고, 여행자마다 고유한 숙련도와 별자리 시스템으로 변주가 더해진다. 싱글플레이로 도전할 수도, 네 명이 함께 협동하며 전략을 쌓아 올릴 수도 있다. 똑같은 캐릭터로 시작해도 전투는 매번 다른 결말을 만들어낸다. 이런 불확실성과 선택의 무게가 바로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재미다.

물론 일부 유저들의 지적도 있었다. 특정 스킬의 밸런스가 과도하게 강하다는 의견과 출시 초반 불안정한 로딩 문제를 경험했다는 반응이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됐다. 이에 대해 개발진은 빠른 핫픽스와 업데이트로 대응했고, 이용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거대한 자본 대신 민첩한 대응과 피드백 반영 능력이 인디 게임의 강점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단순히 한 편의 흥행작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드림위즈가 ‘스컬’, ‘산나비’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디 씬에서 의미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 글로벌로 확장해온 전략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지금의 성과는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밸런스 조정과 신규 콘텐츠 추가, 플랫폼 확장이 이어질수록 이 작품은 더 오래 살아남을 여지를 갖는다. 무엇보다 이 전략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드림위즈는 2026년 출시 예정작 '안녕 서울: 이태원'을 통해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시험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에서 대상과 아트 부문을 수상했고, 게임스컴 2025 인디 아레나 부스에서도 ‘베스트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서사와 연출이 국제 무대에서 먼저 주목받은 셈이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보편적 판타지와 액션성을 통해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면, '안녕 서울: 이태원'은 로컬리티와 감성을 앞세워 다른 방식의 확장을 시도한다. 두 작품의 결이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드림위즈의 전략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든다.

결국 이 게임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꿈을 다루는 것은 플레이어일까, 아니면 우리가 그 꿈에 끌려가는 걸까.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그 질문을 성과로 증명했고, 네오위즈는 ‘스컬’, ‘산나비’에 이어 또 한 번 글로벌 무대에서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질주가 얼마나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진 = 네오위즈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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