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반년 만의 재소집이다.
임대 생활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는 양민혁(퀸즈파크레인저스)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테스트를 받는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3월 A매치에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8차전에 나설 28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축구 대표팀은 오는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 25일 같은 시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3차 예선 7, 8차전을 각각 치른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다른 팀 경기 결과에 따라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부터 아시아 지역은 총 8.5장의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3차 예선 3개 조에서 각 조 1~2위 팀이 본선에 직행, 3~4위 팀 6개 팀은 4차 예선에 진출한다. 6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 팀이 본선행 티켓을 챙긴다.
2위 팀 두 팀은 5차 예선에서 단판 승부를 벌여 이긴 팀이 대륙간 플레이오프로 진출한다. 다른 대륙에서 온 두 팀과 마지막 경쟁을 통해 남은 한 장의 본선행 티켓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이번 명단에 젊고 어린 2선 자원을 대거 발탁했다. 홍명보호 공격의 핵심은 유럽파들이 즐비한 2선 자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전세계 어느 대표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2선 공격수들을 데리고 있다.
여기에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양현준(셀틱) 등 잉글랜드 2부와 스코틀랜드에서 활약 중인 젊은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합류한 뒤 새해 첫 달 2부리그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떠난 양민혁도 이번에 호출받았다.
6개월 만의 발탁이다. 양민혁은 월드컵 3차예선 첫 일정이 열린 지난해 9월 명단에 처음 발탁됐다. 당시 홍 감독이 부임 이후 첫 명단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2024시즌 강원FC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같은 해 7월엔 토트넘 홋스퍼와 2030년 여름까지 장기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은 양민혁의 발탁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홍 감독은 "양민혁은 지금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퍼포먼스를 그동안 보여줬다. 물론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좋았을 7월의 시기에 비해 기량이 조금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을 보면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며 양민혁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타이밍이 있다. 지금은 양민혁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기회를 받는 건 양민혁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양민혁에게 간접적으로 뼈 있는 조언을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9월에 부르고선 이후 10월과 11월 두 차례 월드컵 예선에선 양민혁을 연달아 외면했다. 9월 A매치 때도 첫 경기인 팔레스타인전에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했다. 2차전인 오만 원정에서는 벤치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양민혁은 10월과 11월, 두 번의 A매치에 모두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사이 양민혁은 K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갔고 강원에서 리그 12골 6도움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리그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 2관왕을 차지했다. MVP 후보에도 오르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강원에서의 시즌을 마무리한 뒤, 양민혁은 12월 중순 토트넘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에 들어갔다. 선수 등록이 가능한 1월부터 곧바로 토트넘에서 데뷔전을 치를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토트넘이 FA컵 3라운드에서 5부리그 팀 탬워스와의 대진이 확정돼 기대감이 높았으나 명단에서 빠졌고, 이 사건을 계기로 2부 임대가 논의됐다.
챔피언십(2부) 소속 QPR이 손을 내밀어 겨울 이적시장 하루 전, 임대 이적이 성사됐다. 양민혁은 QPR에서 영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현재 전 경기 출장하며 1도움을 기록해 경험을 쌓고 있다.
다만 유럽 출장을 떠났던 홍 감독과 양민혁이 직접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감독은 "1월 유럽 출장 때 만나지 못했었다. 그때 토트넘에 도착해 훈련을 같이했지만 출전하지 못했다. 그때가 이 선수 임대 이적에 대해 얘기가 나왔을 때였다"면서 "만나지 못했고 경기도 가서 보지 못했다. 다만 한국에 와서 경기 출전하는 모습을 봤다. 물론 완벽하게 역할을 팀에서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순간적인 움직임이나 가끔 나오는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2006년생인 양민혁은 이제 4월이 되면 19세가 되는 여전히 어린 재능이다. 대표팀 막내는 물론 여전히 20세 이하 대표팀, 나아가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 대표(23세 이하)로도 뛸 수 있는 미래가 창창한 자원임에 틀림없다.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이강인 다음 세대를 짊어질 차세대 스타다.
홍 감독도 대표팀의 미래가 될 양민혁을 다시 테스트해 1년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데리고 갈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대표팀 2선에 나이대가 비슷한 배준호를 비롯해 엄지성, 양현준 등 젊고 어린 자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형들과의 경쟁도 양민혁에게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도 "앞으로 한국을 위해 주축이 될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대표팀이 어떤 흐름으로 가는지 알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민혁을 다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젊은 2선 자원들에게 기대감을 드러낸 홍 감독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젊은 선수들의 특징이 실수할 수 있고 부족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젊은 선수답게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 이재성 등 경험 잇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경험과 패기를 밸런스를 잡아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뽑힌 선수들이 그정도의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니까 자신감을 갖고 소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17일 경기도 고양 소재의 한 호텔에 소집돼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