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3 10:47
연예

개그계도 '미투' 바람 불까…"여자 개그맨들, 성희롱 시달려"

기사입력 2018.02.22 17:42 / 기사수정 2018.02.22 17:4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문화예술·학계 등 각 분야에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개그계에도 미투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2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개그계도 미투 동참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오후 5시 30분 현재 131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인은 "2008년부터 2009년 초까지 대학로 Xxx홀에서 신인 개그맨으로 지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 당시 여자 개그맨들이 성희롱에 엄청 시달렸다. 너 찌찌 색깔은 뭐야?’ 이딴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강해야 살아남는다고 믿던 여자 신인 개그맨들은 ‘갈색인데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쳐야만 했다. 예쁜 후배 개그맨이 있으면 공연 중 무대 위에서 특정 선배 가리키며 ‘둘이 사귀어요 뽀뽀해’ 이렇게 관객 호응 유도하고 공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분위기 몰아가는 적도 엄청 많았다"며 개그계에 만연한 성희롱을 폭로했다.

청원인은 "당시에는 개그맨에 대한 꿈이 너무 컸기 때문에 성희롱적인 발언, 폭행 등 당연하게 버텨야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잘못된 건 밝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개그계에도 미투 바람이 불어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자식이 나중에 개그맨 하고 싶다고 한다면 뜯어말리지 않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 줄인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글 전문. 

현재 연극계에서 미투 바람이 한창 불고 있지요. 

저는 2008년부터 2009년 초까지 대학로 Xxx홀에서 신인 개그맨으로 지냈었구요. 당시에 제가 알기로 여자 개그맨들 성희롱 엄청 시달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신체 접촉 즉 만지는 걸 떠나서 여자 신인 개그맨들은 말로써 성희롱을 엄청 당했습니다. 


‘너 찌찌 색깔은 뭐야?’ 이딴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강해야 살아남는다고 믿던 여자 신인 개그맨들은 ‘갈색인데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쳐야만 했습니다. 겉으로 세게 받아쳐야 더 안 건드니까요. 

그리고 예쁜 후배 개그맨 있으면 공연 중 무대 위에서 특정 선배 가리키며 ‘둘이 사겨요 뽀뽀해’ 이렇게 관객 호응 유도하고 공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분위기 몰아가는 적도 엄청 많았고요. 그런 공연 멘트 마무리 후 술자리에서 성희롱적인 멘트 이어져 나가면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실제로 어떤 여자 개그맨은 남자 선배 5명이랑 자고 방송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남자이기에 성희롱은 안 당했지만 동기 친구(남자)와 함께 특정 개그맨에게 언어폭행은 물론이고 빠따 및 주먹으로 일년 동안 엄청나게 맞았구요. 덕분에 저는 왼쪽 귀 한동안 잘 안들려서 고생해야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개그맨에 대한 꿈이 너무 컸기 때문에 성희롱적인 발언, 폭행 등 당연하게 버텨야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잘못된 건 밝혀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같은 동기였던 분들 연락 끊겨서 미투 찬성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도 오지랖인 것 같기도 하고 밝히기 꺼려하실 수도 있지만 일단 제가 일년간 겪은 개그계 실상을 올려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올립니다. 

개그계에도 미투 바람 불어서 앞으로 이런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식이 나중에 개그맨 하고 싶다고 한다면 뜯어말리지 않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 줄입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