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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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 인터뷰] 송지선 아나운서, "야구 캐스터가 꿈이에요"

기사입력 2009.02.09 05:30 / 기사수정 2009.02.09 05: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현장은 승리를 향한 긴장감이 넘치는 곳입니다. 코트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과 작전지시를 하는 감독들, 그리고 그들에게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들은 용광로같이 뜨거운 현장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 현장의 긴장감을 조절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가 있습니다. KBSN 스포츠의 송지선(28) 아나운서는 선수들과 감독들의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 현장의 새로운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배구 경기장에서, 그리고 봄과 가을까지는 야구장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는 송지선 아나운서를 만나봤습니다. 이제 스포츠팬들에게 송지선이란 이름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두산의 여신'이란 애칭으로 많은 스포츠팬들에게 알려진 송지선은 야구와 배구 현장 인터뷰어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이기 전에 열광적인 스포츠팬이기도 한 그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어 봤습니다.

Q : 요즘 배구 현장 중계로 많이 바쁘시죠? 현재 배구 현장 인터뷰 이외에 어떤 스케줄로 보내시는지 궁금하군요.

송지선(이하, '송'으로 표기) : 배구 현장 중계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아요. 그리고 저희 방송국의 배구 전문 프로그램인 '스페셜 V' 촬영도 있거든요. 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동료인 김석류(26)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경기장을 벗어난 배구 선수들의 뒷얘기를 다루고 선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하는 코너에요.

현재는 거의 배구 위주로 스케줄이 돌아가고 있어요. 현장 중계가 없는 날에는 스포츠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테니스 중계도 들어가요. 그래서 편집실에서 테니스와 관련된 자료들을 보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석류 아나운서와 탁구 생중계를 직접 했어요.(웃음)

탁구 생중계를 마치고 가슴에 와 닿은 문구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란 문구였어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를 해야 결과도 좋다는 것을 많이 깨닫게 됐습니다.

Q : 배구 인터뷰를 준비하시면서 메모하는 모습을 봤는데 경기 분석은 어떻게 하시나요?

송 : 배구 같은 경우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배운 게 많아요. 그리고 배구 쪽은 석류가 저보다 선배거든요.(웃음) 김석류 아나운서가 기록한 메모와 다른 선배님들이 기록한 방식을 나름대로 조합해서 좋은 경기분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경기 후에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꼭 물어봐야 할 질문 거리도 빠트리지 않고 있죠.

Q : 스포츠 아나운서이기 전에 예전부터 스포츠팬이라고 들었습니다. 언제부터 스포츠에 빠지게 되었고 어떤 종목을 계기로 스포츠에 입문하게 됐는지요?

송 : 제가 스포츠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저희 아버지가 열광적인 스포츠 팬이셨거든요. 어느 종목 가릴 것 없이 스포츠 중계를 챙겨보시는 아버지 때문에 저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빠져버렸어요.

특히, 아버지는 야구를 꽤 좋아하셨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보시는 야구 중계를 같이 보다가 저도 어느새 야구팬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연고전 농구'가 한참 유행일 때, 농구도 좋아하게 됐어요. 그리고 중․고교 시절부터 깊숙이 빠졌던 종목이 배구였어요. 지금은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좋아한 야구와 배구를 직업적으로 만난 게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필두로 모두 스포츠팬들이에요.(웃음) 특히, 동계올림픽과 하계 올림픽 시즌이 되면 가족들이 모두 종목을 챙겨볼 정도에요. 그중에서도 하계올림픽은 서구 쪽에서 대회가 개최되면 주로 밤 시간대에 생중계가 이루어지잖아요.

올림픽 생중계를 보고자 가족들이 모두 TV 앞에 이불을 펴놓고 잘 정도였어요.(웃음) 이러한 추억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올림픽 시즌이 어서 오기를 항상 기다리고 있죠. 스포츠 쪽에서 일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아버지께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웃음)

Q : 예전부터 열정적인 스포츠 팬이셨군요. 그럼 처음 아나운서에 입문하실 때, 혹시 스포츠 분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으셨나요?

송 : 처음에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이진 않았어요. 원래부터 스포츠를 좋아하지만, 딱히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거든요. 그저 막연하게 스포츠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실제로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어요. 그러나 결국 스포츠 쪽의 일을 하고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Q : 모든 아나운서들의 꿈은 공중파로 진출하는 건데 송지선 아나운서는 어떤가요?

송 : 현재 공중파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물론 공중파 방송에 대한 욕심은 있었죠. 하지만, 스포츠를 너무나 사랑하고 여기 계신 선배님들과 스텝들과의 호흡도 좋아서 지금의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특히, 일을 하면 할수록 저한테 가장 매력 있는 분야가 스포츠라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Q : 근래에 들어서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지선 아니운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나가시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송 : 저와 자주 비교되는 김석류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과 아나운서 분들도 모두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모든 분이 잘돼야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의 저변이 넓어지고 이 분야를 꿈꾸는 여성분들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아나운서를 하시면서 여러 가지 방송을 해보신 것 같은데 다른 방송과 스포츠 중계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송 : 스포츠 중계는 대본이 없다는 거죠. 이것이 스포츠 중계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탁구 중계를 하고 느낀 점은 ‘조금만 더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었어요. 하지만 저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발전시켜야 할지를 경험한 좋은 계기였다고 봐요.

Q : 송지선 아나운서 같은 경우는 야구 인터뷰를 하시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특히, '두산의 여신'이란 명칭이 붙으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이 명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송 : 제가 두산 중계에 계속 나올 적에 두산의 경기 대진이 좋았었어요.(웃음) 주로 약팀들과의 경기 일정이 많아서 승률이 좋았거든요. 운 좋게도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거죠.(웃음) 그리고 작년 시즌 막판에는 제가 두산 경기에 투입돼도 승률이 좋지 않았어요. 그때, 오죽했으면 홍성흔(현 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저보고 "요즘 우리 팀 승률 안 좋죠?"라고 물을 정도였어요.(웃음)

시즌 초반에 두산의 연승이 이어지고 연패를 끊을 때, 제가 있었던 것이 많은 분께 인상적이었나 봐요. 김석류 아나운서 같은 경우는 롯데 자이언츠가 연패를 끊을 때, 자리에 많이 있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제가 특별한 것보다는 대진 운이 따랐고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그런 결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Q : 현장 인터뷰를 하시면서 한편으론 선수들 이상으로 많은 주목을 받게 되셨는데 이러한 관심 때문에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송 : 글쎄요. 제가 선수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는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는데요. 다만, 발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있었어요. 특히, 지난해 야구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힘들었어요. 제가 아무리 예전부터 야구팬이었다지만 기술적인 면과 전문적인 면은 캐스터 선배님들과 해설자님들을 따라갈 순 없거든요.

그래도 그 수준에 조금이라도 접근하고자 조금씩 발전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더라고요. 선배님들이 말씀해주신 조언 중, 모든 것은 계단식으로 발전하지만 한 단계 도약하려면 '벽'이 보인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작년 야구 시즌이 끝날 무렵에 그 '벽'에 걸려서 많이 힘들었어요. 인터뷰를 해도 매일 반복되는 인터뷰를 하면 발전이 없듯이 지금의 틀을 깨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이 어려웠었습니다. 물론 좋은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겠죠.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점점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Q :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야구 중계와 배구 중계의 차이점이 궁금하군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나요?

송 : 야구는 정적으로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에 폭발하는 스포츠에요. 그리고 경기 전에 감독님들과의 인터뷰가 없는 것이 배구와 다른 부분이죠. 야구는 경기가 시작되기 세 시간 전에 가는데 해설위원님과 각 팀 더그아웃을 다니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 정보들을 통해서 경기 내적인 질문은 물론, 재미있는 경기 외적인 질문도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배구는 모든 것이 긴박하게 흘러가요. 선수들이 연습하는 짧은 시간 안에 감독님 인터뷰를 해야 하고 순식간에 경기가 끝나면 바로 승리한 팀의 감독님과 수훈 선수의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죠.

Q : 야구와 배구 모두 질문을 직접 작성하고 인터뷰를 능동적으로 하고 계시는데 스포츠 리포터의 개념도 많이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여성 리포터들은 담당 피디나 해설자들이 써준 질문지들을 들고 최대한 예쁘게 보이려는 면들이 많았는데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분이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소감도 듣고 싶군요.

송 : 보람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고요.(웃음) 경기 일부분이지만 인터뷰를 통해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은 팬들에겐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왕 선수들의 목소리를 전해주려면 실없는 소리보다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질문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팬들이 공통으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인터뷰를 통해 제대로 전달해준다면 그것만한 보람이 없겠죠.

Q : 그동안 많은 야구 선수들과 배구 선수들을 만나보셨는데 최근 선수들은 언변도 좋고 끼도 많은 것 같습니다. 직접 인터뷰를 해보신 입장에서 어떻게 보셨나요?

송 : 요즘 선수들은 정말 말씀도 잘하시고 다재다능하세요. 언변도 좋고 분위기 리드를 잘하시는 분들과 인터뷰하면 제가 말려가는 느낌도 들어요.(웃음) 야구 선수 분들은 여유롭고 말씀도 잘하시기 때문에 많이 편해요. 그리고 야구장의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쇼맨십이 많은 분들도 계시죠.

배구도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은 또 달라요. 선수들도 다 말씀 잘하시고 인터뷰 분위기도 매우 좋아지고 있어요.



Q :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고 있으시죠? 이제 국내에도 많은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이 나왔으면 하는데요. 여러 종목을 중계하고 싶으시겠지만 정말 하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요?

송 : 스포츠를 대부분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은 … 야구에요.(웃음) 예전에 모 방송사의 여자 선배님이 야구 중계를 하셨지만, 지금은 야구 중계를 하시는 여성 캐스터 분이 안 계시잖아요? 그래서 더욱 하고 싶은 것은 야구에요. 축구도 타 방송사의 선배님이 이미 하고 계시기 때문에 야구에 대한 도전 정신이 더욱 강해졌어요. 제가 이런 오기가 있어요. 다들 '안 될 거야'라고 말하면 그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은 고집이요.(웃음) 그런 점에서 야구 중계는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이것은 제 소박한 꿈을 말씀드린 거예요. 지금 당장 '이것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은 제 위치를 볼 때, 주제넘은 일이겠죠. 우선은 제게 배당된 종목에만 전념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 배구와 야구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몇 명 말씀해주시죠.

송 : 글쎄요… 너무 많은데?(웃음) 팀별로 다 있거든요?(웃음) 최근에 들어서서 관심 있는 선수는 삼성화재의 신선호(31, 센터) 선수에요. 이유는 기록을 하다 보니 놀란 점이 발견됐는데 신선호 선수가 서브를 넣을 때, 삼성화재의 점수가 많이 올라간다는 점이었어요. 배구에서 서브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가 신선호 선수의 플레이로 증명된 거죠. 신선호 선수의 서브는 에이스는 많지 않지만 상대팀의 리시브를 흔들어 놓는 위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야구에서 인상적인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이종욱(30) 선수에요. 루상에 진루하면 투수와 포수의 패턴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는 플레이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빠른 발로 투수의 심리를 건드려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부분은 전율적이었어요. 이렇게 개인적인 호감으로 선수들에게 관심이 가는 게 아니라 플레이를 직접 보면서 관심이 가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에요.

Q : 현재 스포츠 최대 관심사를 가지고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전국이 김연아(19, 군포 수리고) 선수 신드롬에 빠졌는데 송지선 아나운서도 혹시 김연아 선수 좋아하시나요?

송 : 물론이죠.(웃음) 피겨스케이팅도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김연아 선수는 당연히 좋아했죠. 예전부터 예술성이 가미된 스포츠도 무척 좋아했었어요.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타티아나 구츠(우크라이나 : 당시 독립국가연합으로 출전)에 대한 자료는 전부 스크랩할 정도였어요.

체조를 좋아했듯이 아름답고 예술성이 넘치는 스포츠도 푹 빠졌었는데 피겨스케이팅도 예외가 아니었죠. 특히 페어를 상당히 좋아했었어요. 피겨에도 열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김연아 선수도 레이더망에 들어왔어요.(웃음) 예전에 피겨를 좋아하면서 외국의 선수들을 보고 '왜 저런 선수는 우리나라에 안 나타날까?'하는 아쉬움도 있었는데 김연아 선수가 등장하면서 말끔히 사라졌죠. 김연아 선수는 보면 볼수록 감탄밖에 안 나와요.(웃음)

Q : 장시간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스포츠 현장에서 계속 생동감 넘치는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 하겠습니다.

송 : 네, 감사합니다.

선수와 감독들에게 매일 다른 질문을 해야 하는 점이 어렵지만, 스포츠와 함께하는 점이 행복하다고 송지선 아나운서는 밝혔습니다. 어릴 적부터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스포츠팬이었던 송지선 아나운서는 선수와 팬들의 사이에 다리를 놓는 전달자가 되었습니다.
 
스포츠를 사랑하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이 길을 걷고 싶다는 송지선 아나운서의 꿈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KBSN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한 송지선 아나운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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